산업은행이 관리중인 STX조선해양이 중견 조선사인 성동조선해양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STX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의 합병이 이뤄지면 세계 4위 규모의 조선사가 탄생한다.
세계 2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도 산업은행의 관리를 받고 있어 이들을 합하면 홍기택 회장이 이끄는 산업은행은 세계 최대 조선그룹을 거느리게 된다.
|
|
|
▲ 홍기택 KDB금융지주 회장 겸 KDB산업은행장 |
18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자 관리중인 STX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TX조선과 성동조선해양 채권단은 조선업 불황에 대처하기 위해 합병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채권단이 관리중인 중소 조선사들의 조기정상화를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우선 이 가운데 가장 크고 실적이 좋은 STX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의 합병에 나선 것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중소 조선사들의 합병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기술력을 갖춘 STX조선과 건조설비를 갖춘 성동조선해양이 손을 잡게 되면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STX조선은 수주물량이 많고 성동조선해양은 우수한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양사의 합병은 시너지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 조선사들에 대해 합병이 이뤄질 것이라는 말들은 나돌았지만 STX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의 합병 작업에 나선 것은 아니다"고 말을 극도로 아꼈다.
특히 두 조선사는 올해 수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상반기 31척, 1조7천억 원 규모 수주계약을 맺으며 국내 조선사 가운데 현대중공업에 이어 2위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STX조선도 최근 3400억 원 규모 화물선 8척을 수주하는 등 올 들어 중형화물선 16척을 수주했다.
클락슨 리서치가 발표한 세계 조선사 수주잔량 순위에서 6월 말 기준으로 STX조선은 6위, 성동조선은 21위에 올라 있다. 합병이 이뤄지면 통합수주량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에 이은 세계 4위가 된다.
이렇게 되면 산업은행은 세계 최대의 조선그룹이 된다. 산업은행은 세계 2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31.5%를 보유하고 있으며 STX조선의 지분도 32.47% 소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두 조선사의 주채권은행으로 공동관리를 맡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 성동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을 모두 합하면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보다 더 많다.
산업은행이 관리중인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 대형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1832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기술력도 뛰어나 조선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공개입찰을 통해 대우조선을 매각할 방침이었으나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미뤄지고 있다. 국내에서 6조 원의 거대 매물을 인수할 대상자를 찾기 어려운 데다 기술유출 우려로 해외매각 반대목소리가 높아 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