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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가 21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와 향후 소프트웨어 등 사업분야에서 협력계획을 밝혔다. |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효과로 그동안 최대 과제로 꼽혀왔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하만의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연구인력을 모두 확보하게 돼 삼성전자가 기존 사업부문과 사물인터넷 등 신사업 생태계를 모두 아우르는 폭넓은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21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수합병 뒤 사업협력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80억 달러(9조3천억 원)의 금액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한국과 미국 당국의 승인과 하만의 주주총회를 통과하면 인수합병이 마무리된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는 오디오와 전장부품 등 하만의 주력사업 경쟁력뿐 아니라 하만의 막강한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역량도 삼성전자와 강력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연구인력인 1만5천 명의 80%정도가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이루어져 있다”며 “하만은 보안과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의 중심을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R&D센터와 미국 전략혁신센터 등의 소프트웨어 전담 연구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또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사물인터넷사업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클라우드서버업체를 인수하고 자체 운영체제 ‘타이젠’의 영역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만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합쳐질 경우 삼성전자는 독자적으로 역량을 확보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경쟁력을 갖춰내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다.
하만은 클라우드와 정보분석 서비스 등을 기업에 제공하는 ‘커넥티드 서비스’를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데 최근 1년 동안 이 부문에서 전체 매출의 9%를 올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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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 |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 사장은 “하만 인수로 확보하는 소프트웨어 역량이 삼성전자의 신사업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런 장점이 인수결정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향후 공동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웨어러블기기와 스마트폰, 자동차와 가전제품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생태계로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구글과 애플 등 세계 IT기업들은 삼성전자와 같은 목표를 두고 모바일 운영체제와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하나로 연계하는 생태계 구축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제품에서 세계 1위 시장점유율로 이미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는데 하만 인수를 통해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개발능력까지 확보하며 마지막 단추를 끼운 셈이다.
손 사장은 “삼성전자와 하만의 협력은 기존 사업에서 발생할 시너지보다 장기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며 “양사의 혁신을 위한 노력이 합쳐져 뚜렷한 방향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기기가 서로 연결되는 플랫폼시대에서 보안기술의 역할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만은 점점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보안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도 내세웠다.
팔리월 CEO는 “하만은 업계에서 보안기술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한 기업 가운데 하나”라며 “삼성전자의 녹스 플랫폼과 결합한다면 더 앞선 보안기술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만은 최근 이스라엘의 보안전문업체를 인수해 역량을 더욱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자체개발한 보안플랫폼 ‘녹스’를 스마트폰에 적용한데 이어 외부기업에 솔루션 형태로 제공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텔과 퀄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경쟁기업에 밀려 삼성전자의 진출가능성이 희박했던 자율주행 반도체도 하만의 기술력을 확보한 뒤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로 클라우드와 소비자용, 기업용 제품 모두에서 전문성을 갖춘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확보하게 됐다”며 “글로벌 IT기업의 자동차시장 진입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