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쟁의활동을 벌이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 제출을 두고 막판협상에 들어갔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회사의 운명이 노조의 손에 달린 만큼 온힘을 쏟아 노조를 설득하려 하지만 노조 역시 생존의 문제가 달린 만큼 쉽게 물러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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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 3월10일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영정상화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채권단에서 요구한 확약서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정성립 사장은 최근 계속 거제 옥포조선소에 머물며 노조를 설득하고 있다. 정 사장은 9일과 15일 노조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확약서 제출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2조8천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의결한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자본확충의 전제조건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쟁의활동을 벌이지 않겠다는 노조의 확약서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확약서가 없으면 신규 자본확충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
최근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이 거제 옥포조선소를 찾아 노조에게 17일까지 확약서를 제출하라며 제출기한도 못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결국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가 법정관리로 내몰릴 수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거부하기 부담스러운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가 쉽게 물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노조는 확약서에 희망퇴직과 분사를 통한 인적 구조조정에 동의한다는 내용이 담긴 만큼 앞으로 대규모 감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인위적 인력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바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까지 포함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자 1200여 명 가운데 37%가 생산직 직원이었다.
노조는 옥포조선소에서 이날 오후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도 연다. 노조는 현재 자체적으로 확약서를 만들고 이 확약서로 대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공개적으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노사가 먼저 철저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한 데 이어 16일에도 “노조가 확약서를 내야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는 게 채권단의 강력한 의지”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이날 “상장폐지를 막아야 신규 수주가 가능하고 시장에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