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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장부품사업에서 애플 제칠 기회 잡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1-15 1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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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애플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전장부품사업에서 앞서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만이 이미 높은 시장점유율과 고객사 기반, 기술력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의 부품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전장부품사업에서 애플 제칠 기회 잡아  
▲ 팀 쿡 애플 CEO.
전자전문매체 슬래시기어는 15일 “삼성전자는 자동차 관련사업에서 애플을 제칠 수 있게 됐다”며 “과감한 인수합병을 통한 빠른 체질개선 노력이 효과를 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2020년까지 완성차를 내놓겠다는 목표로 자동차 연구개발팀을 꾸렸는데 최근 전략을 선회해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기업이 후발주자로 진출해 완성차업체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기 쉽지 않고 수익성도 높지 않아 위험을 감수하며 무리하게 진출할 이유가 적다고 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하만을 9조3천억 원의 거액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며 완성차가 아닌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의 전장부품사업 노하우와 고객사 기반에 삼성전자의 IT 기술과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자동차 분야에서 플랫폼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하만은 전체 매출의 65%를 인포테인먼트와 차량용 오디오 등 전장부품에서, 나머지를 스피커와 이어폰 등 음향기기에서 올린다. 세계 카오디오와 인포테인먼트 점유율 2위에 올라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전사조직인 전장사업팀을 조직하고 사업진출을 본격화했지만 아직 신제품을 내놓거나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하만 인수에 합의하며 세계 전장부품시장 주요업체로 발돋움하고 BMW와 폴크스바겐 등 하만의 기존 고객사 기반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아이폰과 연동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운영체제 ‘카플레이’를 내놓은 데 이어 완전한 인포테인먼트 솔루션과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애플의 진출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져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며 시장선점기회를 잡게 된 셈이다.

슬래시기어는 “애플은 그동안 어떤 사업에서도 추격당할 위협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며 “삼성전자가 딱 알맞은 시기에 인수합병으로 시장진출에 앞서게 됐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공급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계열사를 통해 콘덴서와 센서, 전기차 배터리 등 차량용 부품을 다양하게 공급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전장부품사업에서 애플 제칠 기회 잡아  
▲ 하만이 공개한 자율주행기술 안내.
삼성전자와 계열사가 하만의 기존 고객사에 부품공급을 다변화할 수 있다면 성장성이 높은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에서 확실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자동차 전장부품시장은 초고속성장이 예상되는 사업분야”라며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등에 고객사 다변화를 통한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경쟁의 중심은 자율주행기술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사에 맞설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애플은 이미 자율주행차를 시범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과 엔비디아, 구글 등 세계 IT기업도 저마다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이며 시장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부 아래 신사업추진팀에서 자율주행 반도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만도 자율주행기술을 이전부터 개발해온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장사업은 향후 사물인터넷과 자율주행으로 점점 기술이 진화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 이런 변화에 따라갈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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