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전문업체인 ‘하만(Harman)’을 인수한다. 국내 인수합병 사상 최대규모인 80억 달러에 사들인다.
삼성전자는 14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성장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고 오디오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와 오디오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닌 미국의 전장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
|
|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삼성전자는 하만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 인수총액은 80억 달러(약 9조3천억 원)로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 사상 최대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부품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을 세웠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차량통신기술인 텔레매틱스, 보안솔루션 등의 전장사업분야의 글로벌 선두업체로 평가 받는다.
인포테인먼트시장에서 점유율 10%로 2위에 올라 있고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시장의 경우 점유율 24%로 1위에 올라 있다. 텔레매틱스시장에서도 10% 정도의 점유율로 2위에 올라 있다.
전체 매출 가운데 60%이상을 전장사업에서 올리고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사업에서 240억 달러(약 28조 원)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는 등 차량용 전장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Harman Kardon), 마크레빈슨(Mark Levinson),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분야에서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브랜드도 보유해 카오디오시장에서 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전자가 지닌 IT와 모바일기술, 부품사업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는 “최근 IT기술이 자동차분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우수한 기술과 폭넓은 사업분야를 고루 갖춘 기업과 협력이 중요해졌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와 패널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왔는데 이번 인수를 통해 전장사업분야에서 토탈솔루션업체로 탈바꿈할 계획을 세웠다.
기존 사업인 TV와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 각종 제품에 하만의 음향기술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하만의 공연장과 영화관용 음향, 조명기기 사업과 시너지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2017년 3분기까지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승인이 빨리 날 경우 일정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하만은 인수 뒤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되지만 운영은 현재 경영진이 그대로 맡는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중심으로 하만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해 전장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