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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8월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류문화 공연사업에 관한 사업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이랜드그룹이 한강유람선 독점운영권을 잃을 상황에 놓였다. 정부가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유람선사업을 경쟁체제로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은 그동안 유람선에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공을 들였는데 이번에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나게 됐다.
◆ 한강유람선사업, 독점체제 끝나나
정부는 지난 12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강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30여년 만에 새롭게 내놓은 이번 계획안은 파리의 세느강처럼 서울의 한강을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느강은 유람선 탑승료 수입만 연 556억 원에 이른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랜드크루즈가 독점해온 한강유람선사업을 신규업체가 진입할 수 있도록 경쟁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한강유람선사업은 1980년대 만들어진 현행 하천법에 따라 의해 30년째 독점체제로 운영돼 왔다.
이랜드크루즈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한강유람선사업 운영권을 보유하고 있다. 신규업체가 유람선사업을 하려면 이랜드크루즈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많은 사업자들이 다양한 선박을 활용해 레스토랑이나 장거리 유람선 등 다양한 한강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면 한강을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이랜드를 포함해 4개사가 한강유람선을 운영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 한강을 한류관광 중심으로 만들 박성경 계획 차질
이랜드그룹의 지주회사인 이월드는 2010년 한강유람선 운영권을 따내고 이랜드크루즈를 설립했다.
한강유람선은 1985년 세모그룹이 운영권을 최초로 확보했다. 이후 세모그룹이 부도가 나면서 2004년 세븐마운틴그룹의 세양선박이 인수했다.
2008년 세븐마운틴그룹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2010년 이랜드그룹으로 다시 주인이 바뀐 것이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지난해 “크루즈사업을 통해 한강을 세계적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2001아울렛 분당점장이었던 유병천 차장을 이랜드크루즈 대표로 파격발탁하는 등 한강유람선사업에 변화를 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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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랜드크루즈 홍보 사진<출처=이랜드크루즈 홈페이지> |
박 부회장은 한류관광사업을 직접 이끌어왔다. 한강유람선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한 뒤 중국인들에게 관광명소로 인기가 높아졌다.
박 부회장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 중국 고급백화점인 바이렌백화점의 VIP고객 1500명의 8월 말 한국방문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랜드는 중국 내 ‘큰손’인 이들을 위해 한강유람선 탑승을 비롯한 정통한정식, 북촌한옥마을, 경복궁, 명동, 홍대, 신촌 등의 관광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랜드 중국법인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관광객들의 한류관광에 대한 불만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번 프로그램은 제대로 된 한류를 보여줘 재방문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또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여행박람회에 이랜드그룹 부스를 마련하고 한강유람선 크루즈를 포함한 한국관광 서비스를 홍보하도록 했다. 이랜드는 연말까지 총 10만 명, 3년 이내에 총 100만 명의 중국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강유람선사업이 경쟁체제로 바뀌면 이랜드그룹이 추진해온 한류관광객 유치전략도 크게 수정돼야 할 것”이라며 “이랜드로서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다른 사업자와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크루즈는 지난해 매출 103억 원에 자본잠식상태다. 이랜드크루즈 지분은 이랜드파크가 30.05%, 이랜드파크의 자회사인 이월드가 50.42%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크루즈는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