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운명을 놓고 노조의 설득에 매달리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쟁의행의를 금지하고 자구계획안 이행에 동참할 것을 자본확충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는데 확약서 제출 마감시한까지 명시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운명 걸고 노조 설득 매달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에 ‘고통 분담과 무파업’ 등을 약속하는 내용이 담긴 노사확약서를 16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산업은행은 18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 자본확충 방안을 의결하기로 했는데 이 일정을 감안해 16일까지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확약서를 꼭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정성립 사장은 노조를 설득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 사장은 9일 거제 옥포조선소를 찾아 홍성태 신임 노조위원장과 독대하며 동의서 제출에 협조해 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홍 노조위원장은 동의서 제출에 부정적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까지 포함한 희망퇴직을 실시한 점을 놓고 볼 때 향후 인력감원의 칼끝이 생산직의 대량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희망퇴직을 통해 1200명을 감원했는데 이 가운데 37%가 생산직 직원이었다.

정 사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1만1천여 명 규모인 인력을 2018년까지 8천 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가 채권단의 요구를 거절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회사가 자본을 확충받지 않으면 당장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데다 건조가 완료된 드릴십을 발주처에 인도하지 못해 1조 원의 건조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9일 사원아파트단지를 포함한 부동산 8건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자금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조의 무기인 파업의 추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점도 노조에게 부담이다. 노조는 최근 회사가 추진하는 자구안에 반발하며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노조원들의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10일 출자전환과 영구채매입 등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에 모두 3조2천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