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본입찰에 외국계 자본이 얼마나 참여할지 주목된다.
도널드 존 트럼프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외국계 자본의 본입찰 참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입찰 성공 여부는 결국 가격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방식 지분매각 본입찰이 11일 마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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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구 우리은행장. |
예비입찰에 참여한 외국계 자본들 가운데 일부는 우리은행의 지분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참여 여부와 제시할 인수가격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내기업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외국계 자본들은 일본 오릭스금융그룹, 중국 안방보험이 소유한 동양생명,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 CVC캐피탈파트너스 등이다.
우리은행 지분매각 본입찰의 성공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리은행 지분매입은 단기적으로 결정되는 사안이 아닌 데다 이미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협상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끼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점주주방식에서 최대 8곳에서 최소 4곳 정도의 투자자가 선정된다는 점에서 적격 예비후보 17곳 가운데 외국계 자본 일부가 포기하거나 크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지분매각 본입찰이 이뤄지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변수에 따라 쉽게 흔들리는 자본이라면 나중에도 언제든지 빠질 수 있는 투자자인 셈”이라며 “오히려 매각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재무적투자자 수가 줄어들 수 있어 경영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진성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적인 변수보다 공적자금위원회가 매각예정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제시하는 지가 우리은행 민영화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우리은행 지분매각 본입찰은 최고가를 써내는 경쟁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격을 두고 눈치싸움을 할 가능성이 높다. 입찰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4위~7위 수준의 가격만 써내도 최종입찰 협상자가 될 수 있다.
공자위는 우리은행 주가보다 조금 낮은 1주당 1만2천원 내외에서 매각예정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주가는 예비입찰이 끝난 뒤 빠르게 올랐는데 10월 말부터 1만2300원~1만2500원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투자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가격인 데다가 공적자금도 일정수준 회수할 수 있는 가격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 들어간 공적자금 가운데 아직 돌려받지 못한 원금 4조500억 원을 회수하기 위한 가격은 1주당 1만2980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본입찰을 앞두고 주가가 오른 점은 투자자들이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라며 “실사를 통해 우리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1만2천 원 내외의 가격이 부담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김병준 총리 카드를 포기하면서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거취가 불분명해진 점도 변수로 꼽힌다”며 “다만 임 내정자의 우리은행 민영화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본입찰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