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퀄컴이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보고 인텔 설계사업 인수를 추진할 지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오리건주에 위치한 인텔 DX1 공장 및 연구개발센터.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 인수를 검토 중인 퀄컴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추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미국과 중국 반독점 규제당국의 승인 여부가 인텔 인수에 최대 변수로 꼽히는데 대선 결과에 따라 미중 관계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6일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퀄컴은 11월 미국 대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린 뒤 인텔 인수 제안을 내놓을 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은 인텔의 반도체 사업을 모두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9월부터 인텔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은 사업을 매각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재무가 크게 악화한 만큼 퀄컴에 인수되는 것은 긍정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다만 퀄컴의 인텔 인수가 실제로 추진된다고 해도 전 세계 반독점 규제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및 통신모뎀 반도체 1위, 인텔은 PC와 서버용 CPU 1위 기업이기 때문에 두 기업이 합병하면 독점체제가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퀄컴이 특히 반독점 규제와 관련한 차기 미국 정부의 태도를 아직 예측하기 어려워 대선 이후로 인수 검토 시기를 늦춘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 관계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인수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미중 관계가 악화한다면 중국 반독점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일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미국 정부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에 핵심 기업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따라서 퀄컴이 인텔 인수를 추진한다면 정치권의 지지가 필수적인데 미국 대선 결과가 파악돼야 이와 관련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퀄컴이 이미 미국 규제당국 관계자들과도 인텔 인수에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런 계획이 실제로 추진될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관측이 이어졌다.
인텔은 최근 일부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는 등 다양한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를 비롯한 외부 투자자에게 자금을 끌어모으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정상화한다면 퀄컴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인텔이 곧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퀄컴에 더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고려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