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수요사장단회의가 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최순실 게이트’로 검찰이 삼성그룹을 정조준하면서 사장단 가운데 일부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고 참석자들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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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지난달 12일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나서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봉영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사장,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홍원표 삼성 SDS 사장, 윤용암 삼성카드 사장. <뉴시스> |
삼성수요사장단회의가 9일 오전 강남구 서초사옥에서 열렸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했다.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사장들 가운데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회의에 참석했으나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은 불참했다.
검찰은 8일 오전 6시40분부터 11시간가량에 걸쳐 삼성그룹의 최순실씨 모녀에 대한 자금지원 의혹과 관련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무실과 그룹 미래전략실 일부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 사장과 대관업무를 총괄해온 장 사장을 출국금지했고 곧 소환해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수요사장단회는 예정대로 진행됐으나 분위기가 어느때보다 무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어 사옥이 8년 만에 검찰 압수수색까지 당하는 등 악재가 이어진 만큼 최고경영진들의 당혹감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은 이날 회의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평소와 다름 없었으며 압수수색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사장도 “(회의에서) 압수수색 관련 발언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봉영 삼성물산 사장과 성인희 삼성생명공익재단 사장은 압수수색과 관련한 질문에 “모르겠다”고만 답변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도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딸의 채용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즉답을 회피한 채 사옥을 빠져나갔다.
제일기획은 안 전 수석 딸이 2013년 경력사원으로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또 비선실세로 불리는 차은택씨의 측근인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제일기획 출신이란 점 등 차씨 관련 의혹에도 여러차례 이름이 나왔다.
삼성그룹은 매주 수요일 오전 사장단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 김재희 연세대 교숙 ‘생체인식의 동향과 이슈’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생체인식연구센터 소장을 겸직하며 홍채인식, 얼굴인식 등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