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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무 LG전자 회장 |
소비자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사업에 활용하는 아이디어LG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아이디어LG는 구본무 LG전자 회장이 개방형 혁신(Open Inovation)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개방형 혁신은 기업이 외부에서 기술과 아이디어를 얻는 한편 외부와 내부 자원을 공유하는 경영방식이다.
기업은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지만 지적재산권을 공유하는 데서 오는 위험도 안고 있다.
◆ 아이디어 LG의 흥행, 매출액 4%
LG전자가 오는 15일부터 한 달 동안 아이디어LG 본선평가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아이디어LG는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받고 우수 아이디어를 선정해 이를 실제로 사업에 활용하는 제도다. 일반인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상품화가 이뤄지면 매출의 4%를 받게 된다.
이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 7월14일부터 접수된 본선 진출 아이디어는 약 490개다. 참여자는 약 4만5천 명이고 아이디어 등록도 약 6200건을 넘어섰다.
평가 참가자들은 1인당 최대 3개 아이디어까지 점수를 매긴다. 평가자들이 매긴 아이디어가 선정되면 평가자들도 해당 제품 매출액의 0.9%를 참여자 수만큼 나눠받는다.
LG전자는 본선에서 아이디어 50개를 선정하고 9월14일부터 한 달 동안 이에 대한 제품화 가능성을 검토한다. 최종 선정제품 아이디어는 10월15일 발표할 예정이다.
◆ 개방형 혁신에 주목하는 구본무
구본무 LG전자 회장은 그동안 개방형 혁신을 강조해 왔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여의도에서 열린 임원 세미나에서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고객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며 혁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또 "경제와 기술의 변화가 고객의 삶과 우리 사업에 미칠 영향까지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꾸준히 개방형 혁신을 추진해 왔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일본 국립물질재료연구기구(NIMS)와 공동으로 ‘엘지-님스 소재과학연구센터’를 만들었다. 한국기업 중 일본국립연구기관과 공동연구체제를 구축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또 LG전자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월드 메이커 페어 뉴욕’에도 후원사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아마추어 제조인들이 모여 작품을 전시하고 정보를 나누는 축제다.
구 회장이 개방형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전자업계는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또 수많은 아이디어와 기술 사업모델 들이 세계 각지에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내부만으로는 따라가기가 벅차다. 개방형 혁신이 세계적 추세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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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이 아이디어를 받아 매출로 돌려주고 있다. |
◆ 개방형 혁신, 대비 잘해야
하지만 개방형 혁신이 성공의 만능열쇠는 아니다.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다 보면 특허괴물들의 먹잇감이 될 위험이 있다. 개방형 혁신은 지적재산권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적재산권이 강화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소송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에 따르면 특허괴물들이 지난해 국내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은 288건에 이른다. 이는 2009년 54건보다 무려 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LG전자는 아이디어LG에 제안한 아이디어 중 선정되지 않은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가 제안자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선정되지 않은 기술이 나중에 도입되면 특허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또 전문가들은 개방형 혁신 추진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생겨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개방과정에서 내부정보가 새어나갈 위험도 있다.
이진상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개방형 혁신은 비용과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라며 “이에 따르는 위험과 단점들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