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일본 토요타를 겨냥한 희귀소재 수출 제한 조치를 실시하며 무역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토요타 자동차 생산공장 내부.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일본을 겨냥한 무역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고사양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한 데 대응하는 차원이다.
토요타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주요 희귀광물 소재 공급망을 차단하는 등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2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일본을 상대로 강도 높은 무역보복 수단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최근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논의에서 이러한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은 최근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강화 요청에 맞춰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한 자국 기업에서 생산되는 고사양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에서 관련 장비를 수입하기 어려워지면 기술 발전과 생산 능력 확대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이에 대응해 토요타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는 보복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제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중국산 희귀광물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일본 최대 자동차 제조사이자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노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토요타가 대만 TSMC의 일본 공장에 투자사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이러한 점을 고려해 중국의 보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도 이미 일본과 희귀광물 공급망 안정화에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에 백기를 들고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완화한다면 중국을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중국은 이미 2010년에도 일본과 갈등을 빚으며 한시적으로 희토류 수출을 규제했던 적이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만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연말까지 공급망 불안과 관련한 일본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다.
중국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여러 희귀광물 및 금속 공급망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동맹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가 본격화되자 중국 정부는 갈륨과 게르마늄, 안티모니 등 희귀 소재를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하며 무역보복 채비에 나섰다.
미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중국에 이러한 소재 공급망 의존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다면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도 자연히 힘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
다만 블룸버그는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데다 기시마 후미오 일본 총리도 사퇴가 예정되어 있어 상황이 다소 복잡해졌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