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08-22 14: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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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2기’ 지도부에 전당대회를 통해 영남 출신 인사들이 다수 진입하면서 누가 당대표 지명직 최고위원직에 오를지 관심이 모인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로서는 오는 10월 실시될 재보궐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호남 민심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인사를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포럼 '격랑의 한반도, 대한민국의 길을 묻다'에서 함께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당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을 유임하는 등 주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한 가운데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과 관련해 지역 안배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번 당원대회에서 선출된 민주당 최고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영남에 연고를 두고 있다.
이재명 대표(경북 안동)를 비롯해 전현희(경남 통영)·김병주(경북 예천)·이언주(부산) 최고위원 등은 영남이 고향이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서울에 지역구를 뒀는데 선친이 경남 사천 출신이다. 한준호 최고위원(전북 전주)은 유일한 호남 출신이지만 지역구는 경기 고양을에 두고 있다.
더구나 호남에 지역구를 둔 유일한 최고위원 경선 후보였던 민형배 의원이 낙선하면서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광주·전남 지역 인사를 임명해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대표의 비서실장을 거쳐 이번에 당 전략기획위원장에 임명된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호남권 인사가) 최고위원회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명직 최고위원 인사를 할 때 종합적인 고려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호남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떠오르는 이유는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서 민주당 핵심적 기반인 호남의 지지세를 다질 필요성이 크다는 점이 꼽힌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오는 10월16일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전라남도 영광군과 곡성군을 이날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호남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한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호남 민심 확보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민형배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남은 민주당을 향한 지지를 철회할 때만 관심을 두는 모순적인 공간이 되고 말았다"며 "호남 주권자들은 예전에는 '미워도 다시 한 번 민주당'이었지만 이제는 미우면 ‘다른 당’을 선택하는 패턴이 생겨났다"고 적었다. 민주당이 호남 민심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4월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의 호남지역 비례정당 득표율은 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보다 높았다. 광주에선 더불어민주연합 36.32%, 조국혁신당 46.31%였다. 전남과 전북에선 더불어민주연합이 39.88% 37.63%였던 것과 비교해 조국혁신당 각각 43.97%, 45.53%의 득표율을 보였다.
여기에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호남지역 투표율이 저조했다는 점도 이 대표가 호남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서 전북(20.28%)·전남(23.17%)·광주(25.29%) 모두 20%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서삼석 민주당 의원.
우상호 전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호남이 민주당에서 떠나 조국혁신당으로 많이 가고 있다"며 "(지도부에) 호남 대표성이 반드시 반영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배경 탓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짙고 광주에 지역구를 둔 민형배 의원이나 전남 지역구 3선인 서삼석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호남은 민주당의 정신적인 바탕이고 최우선시 되는 지역”이라며 “당연히 인적으로 (호남이) 빠진 부분이 있으면 보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