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스마트폰사업 적자탈출을 위해 더 강도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사업이 계속 LG전자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뚜렷한 반등계기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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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LG전자 스마트폰사업 장기부진으로 MC사업본부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실적을 전망하는 것이 의미가 없는 수준까지 왔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MC사업본부가 4분기에도 4천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전체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1조2천억 원으로 늘어났다.
MC사업본부가 내년에도 영업손실 7400억 원 정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기부진에서 탈출할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LG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 계속해 큰 타격을 주게 되는 셈이다.
조준호 사장은 스마트폰 라인업 효율화와 프리미엄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는 조직개편 등을 통해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스마트폰 모델을 축소해 수익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며 “V20과 보급형 신모델의 반응이 좋아 매출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LG전자가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확보에 고전하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증가로 실적반등을 이끌기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연구원은 “V20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양호하지만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더 강도높은 수준의 비용축소 노력이 없다면 LG전자 전체의 실적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에 따른 V20의 반사이익이 크지 않고 중남미 등 신흥국가의 스마트폰 수요도 계속 둔화해 LG전자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상반기에 출시한 G5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해 재고처리비용이 계속 발생하는 것도 LG전자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황 연구원은 “LG전자는 연말까지 G5 판매량을 600만 대로 예측했는데 3분기까지 판매량이 250만 대에 그쳤다”며 “재고처리비용이 계속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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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출시를 앞둔 보급형 스마트폰 'LGU'. |
미래에셋대우는 조 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미래를 준비하기보다 우선 적자폭 감소에 주력해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더 이어가는 등 방어적인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스마트폰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기보다 당분간 사업구조개선에 주력하며 내년 프리미엄 모델인 G6에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일본에 V20에 방수기능을 추가한 맞춤형 모델 ‘V34’를 출시하며 한국에 LG유플러스 전용 보급형 스마트폰 ‘LGU’를 내놓는다. 올해 하반기에 X시리즈 중저가 스마트폰 세 종류도 새로 선보였다.
하지만 이런 제품이 실질적으로 실적개선에 기여하기 쉽지 않고 재고처리와 마케팅비용을 계속 발생시켜 오히려 4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LG전자가 가전제품 비수기에 겹쳐 스마트폰사업 적자가 지속되며 4분기 영업이익 1083억 원을 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64% 줄어드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