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1년까지 4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롯데케미칼도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최근 유통에서 석유화학으로 조금씩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는데 그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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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사업 외에 석유화학사업에도 통큰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25일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며 2021년까지 40조 원을 투자하고 7만 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사실상 성장이 정체된 유통사업보다 석유화학사업에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이미 지난해 3조 원을 투자해 삼성정밀화학 등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들을 인수하며 석유화학사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올해 들어 2조 원대가 넘는 미국의 석유화학회사 액시올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롯데그룹 전체매출의 15%를 차지하는 석유화학부문을 유통부문(40%)만큼 키우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수익성은 매년 큰폭으로 뒷걸음질하고 있다. 2010년 8%대였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상반기 2%대로 추락했다. 백화점을 제외한 대형마트, 편의점, 하이마트 등 전 사업부에서 적자전환하거나 영업이익이 감소한 탓이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허수영 사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도 높은 영업이익을 냈다.
롯데케미칼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20%로 롯데쇼핑의 10배에 이른다. 롯데케미칼은 상반기 영업이익에서 LG화학을 따돌린 데 이어 3분기에도 LG화학을 제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의 사업구조가 에틸렌 위주의 범용제품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 회장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높다.
롯데케미칼은 폴리에틸렌 제품 비중이 50% 이상을 차지해 에틸렌 의존도가 높다. 롯데케미칼이 LG화학보다 적은 매출은 내면서도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이유도 저유가 기조 속에서 에틸렌 제품의 수익성이 높아 롯데케미칼이 그만큼 더 많은 수혜를 누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위험이 큰 만큼 특정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에틸렌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확실한 데다 에틸렌 업황이 이미 최고점을 찍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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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
롯데그룹에서 롯데케미칼이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매출 8조4719억 원, 영업이익 1조3358억 원을 거뒀다.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12.4%, 전체 영업이익의 33.1%를 차지했다.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롯데그룹 상장사 7곳의 영업이익을 모두 더해도 롯데케미칼이 혼자 거둔 영업이익보다 적다.
롯데케미칼 사옥이 내년 완공되는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하는 것만 봐도 롯데케미칼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에 입주가 확정된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월드타워 시행사인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뿐이다. 신 회장의 집무실도 롯데월드타워로 이전한다. 신 회장이 직접 롯데케미칼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