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설립 의혹을 수사하면서 미르 초대 이사장을 맡은 김형수 연세대 교수와 김필승 K스포츠 이사를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는 23일 오후 1시 김형수 교수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 미르가 설립될 당시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미르의 설립 및 운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차은택 감독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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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르재단 초대이사장인 김형수 연세대학교 교수가 2016년10월23일 미르재단 설립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
김 전 이사장은 차은택 감독이 연세대 대학원을 다닐 때 교수와 학생으로 인연을 맺었다. 차씨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그를 ‘존경하는 스승’으로 여러번 말했다.
김 교수는 언론을 통해 설립배경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9월 이사장에서 물러났다.
김 교수는 이날 직접 차를 운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왔다. 그는 “양쪽이 소아마비라 계단을 올라가기가 어렵다”며 검찰이 준비한 휠체어를 타고 올라갔다.
김 교수는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재단개입 의혹에 대해 “학생들한테 부끄러운 것 하나도 없다”고만 말하고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김 교수를 상대로 최순실씨나 차은택 감독과 관계, 재단 설립 및 모금과정에 불법이 없었는지, 최씨나 차 감독이 미르재단의 인사나 운영에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김필승 K스포츠 이사와 K스포츠재단 설립 허가에 관여한 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공무원 1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김필승 이사는 K스포츠 설립의 실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취재진들이 최순실씨의 개입의혹에 대해 묻자 “최순실씨를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문체부 과장을 상대로는 두 재단 설립 인가 과정에서 통상의 경우와 달리 하루 만에 신속히 설립 허가를 내준 배경을 조사했다. 또 최씨나 차 감독 등이 설립에 개입했는지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르와 K스포츠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기업들이 총 800억 원을 출연해 설립한 재단이지만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설립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9월29일 재단설립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순실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뇌물)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배임)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21일 K스포츠 초대 이사장이었던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와 미르 실무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22일에는 전경련 관계자 등을 소환조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