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뱅크오브아케리카 런던지사 입구. < Flickr > |
[비즈니스포스트] 저렴해지고 있는 미국 전기료에 인공지능(AI) 산업의 전력 수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현지시각) 마켓인사이더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저렴해지는 추세를 보이는 전기료가 AI 산업이 요구하는 막대한 전기 수요에 반등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미국 전기세는 지난해 대비 1.4%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최근 전기료가 저렴했던 2019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4천 달러(약 551만 원) 이하 수입을 올리는 가정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기료가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로 집계됐다.
문제는 전기료가 반등할 만한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시민들이 지불하는 전기료는 낮아졌어도 원가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전력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력 가격 상승률은 올해 5월 기준 5.9%를 기록해 1월 기록됐던 3.8%보다 높았다. 갈수록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 전력 가격 상승에는 여름철 전력 수요 급등,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보고서는 "발전소를 건설할 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전력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AI가 향후 수십 년 동안 전력 가격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AI는 통상적으로 1시간에 1천 건의 텍스트 기반 과제를 처리한다고 가정하면 약 2천 킬로와트를 사용한다. 이를 이미지 관련 과제로 바꾸면 약 3천 킬로와트로 높아진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는 마켓인사이더에 "미국인 1가구가 평균적으로 매달 1시간에 886킬로와트를 사용한다"며 "2026년에는 AI 산업이 매년 필요로 하는 전력 규모가 18~28기가와트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화석연료 가격 등 상품 가격들이 전력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지만 AI가 요구하는 추가 전력 수요는 소비자들이 내야 하는 전기료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투자자 관점에서 봤을 때 증가하는 전력 수요가 전력 기업들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