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 디바이스 AI' 열풍에 따라 이에 필요한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수요도 급증, 빠르게 낸드 사업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낸드플래시 시장은 AI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반등했지만, 온 디바이스 AI 기능이 모바일 기기에서 고성능 낸드플래시를 필요로 하는 만큼 또다른 수요를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의 확산에 힘입어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4.1. <삼성전자> |
다만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현지 스마트폰 업체에 납품하는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스마트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세계적으로 온 디바이스 AI 기능이 부가된 AI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늘어나며, 고성능 모바일 스토리지 수요도 덩달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1분기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AI 폰이 차지하는 비중을 6%로 집계했다. 직전 분기 1.3%에서 한 분기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올해 새로운 AI 기능이 늘어나고,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AI 폰 판매 비중이 11%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온 디바이스 AI는 스토리지에 저장된 AI용 데이터를 빠르게 불러오기 위해 처리속도가 뛰어난 고성능 낸드플래시를 필요로 한다.
삼성전자는 온디바이스 AI 기능에 최적화된 차세대 모바일용 낸드플래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IT 전문매체 WCCF테크는 팁스터(IT 정보유출자) 소이어 갈록스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5 시리즈에 유니버설플래시스토리지(UFS) 4.1 규격의 낸드를 탑재한다”고 보도했다.
UFS 4.1은 기존 UFS 4.0보다 처리속도가 빨라 온 디바이스 AI를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 구동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상대적으로 기술 난이도가 낮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쉬운 만큼, 점차 공급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는 화웨이의 최신 플래그십(기함급) 스마트폰 ‘퓨라70 울트라’를 분해한 결과, D램은 한국 제조사 것이었지만, 낸드플래시는 중국산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화웨이의 플래그십(기함급) 스마트폰인 퓨리70 시리즈. <화웨이> |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이미 다수의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대규모 투자에 힘입어 사업 확장 속도가 대단히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정부는 낸드플래시 생산 전문 업체 양쯔강메모리테크놀로지(YMTC)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업체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3기 반도체 투자 펀드’로 조성한 펀드 규모는 총 3440억 위안(약 64조7천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화웨이가 ‘애국 소비’에 힘입어 스마트폰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올해 화웨이 퓨라70 시리즈 출하량은 6천만 대에 달할 것”이라며 “지난해 출시된 메이트60 때보다 중국 낸드 제조사에 우호적 상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