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로 생산한 엑시노스 프로세서 신제품을 출시해도 단기간에 퀄컴에 의존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대만언론의 예측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엑시노스2400 프로세서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언론이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활용해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프로세서 ‘엑시노스’ 신제품을 두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에서 TSMC가 생산하는 퀄컴의 스마트폰용 고사양 프로세서 의존도를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0일 “삼성전자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자체 프로세서에 3나노 공정을 적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엑시노스의 ‘귀환’을 예고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부분 퀄컴의 프로세서를 탑재해 왔다. 자체 설계한 프로세서의 성능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이다.
차기 스마트폰에는 3나노 2세대 공정을 적용해 구동 성능과 전력효율을 높인 엑시노스 신제품이 더 폭넓게 탑재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모바일 프로세서 업계 관계자들은 엑시노스가 단기간에 경쟁 제품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퀄컴과 미디어텍 등 경쟁사 제품에 밀리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과 미디어텍이 지난 수 년에 걸쳐 고사양 프로세서 성능 경쟁력을 꾸준히 개선해 온 반면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장기간 ‘동면’을 거쳐 불리한 입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인공지능(AI) 연산 등 분야에서 한동안 성능을 검증받지 못해 노하우가 비교적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TSMC가 3나노 파운드리로 다수의 모바일 반도체를 수주하고 양산해 온 반면 삼성전자는 이런 사례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약점으로 꼽혔다.
디지타임스는 따라서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TSMC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의 5나노 및 4나노 공정을 활용했던 기존 모바일 프로세서의 성능과 전력 효율이 TSMC 생산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졌다는 점도 부정적 평가이 근거로 꼽혔다.
결국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하는 갤럭시S25 시리즈에도 퀄컴 프로세서에 의존을 낮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디지타임스는 전망했다.
스마트폰의 사용경험 개선 및 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퀄컴 제품 활용은 불가피한 선택지라는 것이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시리즈를 적극 탑재하지 않는다면 퀄컴과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당분간 엑시노스를 소수의 제품에만 탑재해 시장 가능성을 검증하고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면 중장기 관점에서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전략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대만 언론이 이처럼 TSMC에서 생산되는 퀄컴과 미디어텍 프로세서의 우위를 강조한 것은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의 기술 발전을 경계해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만약 삼성전자가 새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통해 반도체 설계 및 생산 기술력을 모두 업계에서 인정받는다면 이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의 고객사 물량을 빼앗아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