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스마트폰사업에서 입을 막대한 타격을 어떻게 만회할 수 있을까?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M부문이 갤럭시노트7 단종의 영향으로 내년까지 영업이익에 모두 8조 원 안팎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대체모델 판매에 성과를 낼 수 있는지와 내년 출시할 갤럭시S8의 경쟁력 확보가 실적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영업이익 대폭 감소 전망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과 환불 결정으로 막대한 재고처리와 리콜비용을 들일 것”이라며 “4분기 IM부문의 실적개선 가능성도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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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을 결정한 뒤 3분기 잠정실적을 매출 47조 원, 영업이익 5조2천억 원으로 수정했다. 기존에 내놓은 잠정실적보다 매출은 2조 원, 영업이익은 2조6천억 원 줄었다.
4분기에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으로 공백이 생기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1조4천억 원 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올해 스마트폰사업 실적에 4조 원 가까운 타격을 주는 셈이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신뢰가 크게 하락하며 내년 출시되는 갤럭시S8 등 차기 제품까지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의 안전성 논란은 갤럭시S8의 초기 판매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보다 3조8천억 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으로 갤럭시S8의 품질관리에 역량을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봤다.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줄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갤럭시노트7이 초반부터 흥행하며 판매량에 대한 전망치가 계속 높아진 만큼 판매중단 결정에 따른 기회비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크레딧스위스는 갤럭시노트7이 전 세계에서 1900만 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전망됐는데 계획이 무산돼 예상보다 매출이 20조 원 정도 줄어드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봤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갤럭시노트7을 구매했던 사용자들이 환불을 받고 아이폰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며 “중국 스마트폰업체들도 수요를 대체하며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대체모델로 타격 만회 주력
삼성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성수기인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갤럭시노트7의 판매중단을 결정한 만큼 갤럭시S7 등 대체모델의 판매를 확대해 타격을 최대한 만회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7의 경우 이미 세계시장에서 2600만 대 이상 판매되며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갤럭시노트7의 대체수요를 이끌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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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갤럭시S7시리즈(왼쪽)와 갤럭시A8(2016). |
삼성전자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의 생산량을 늘리며 수요증가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이통사들도 다시 갤럭시S7의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갤럭시노트 신작을 출시한 뒤 갤럭시S7시리즈의 가격을 낮추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이런 전략이 수익성 확보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삼성전자가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갤럭시S7로 대체수요가 대거 이동하며 실적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에 내놓은 ‘갤럭시A8’ 새 모델의 글로벌 출시에 속도를 내 신제품 공백을 메울 가능성도 나온다. 카메라 성능과 화질, 기능 등에서 프리미엄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의 타격을 이런 전략으로 만회한다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를 앞둔 갤럭시S8의 흥행으로 다시 프리미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갤럭시S8은 갤럭시노트7에 적용된 방수기능과 홍채인식 등이 모두 적용되고 삼성전자 최초로 듀얼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변화가 예상된다.
유종우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빠른 판매중단 결정으로 사고발생 위험을 최소화하면 갤럭시S8 수요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