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엔비디아 등 고객사의 인공지능 반도체 파운드리를 독점하면서 삼성전자와 인텔이 추격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제품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3년 뒤 공급할 물량까지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고객사 수주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가 첨단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TSMC의 독점체제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3일 “TSMC가 생성형 인공지능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기회를 얻어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엔비디아를 비롯한 여러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에 대규모 수주를 확보했고 이에 따라 공격적으로 시설 투자를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고사양 반도체 패키징인 CoWoS가 대표적이다. TSMC는 CoWoS가 인공지능 분야에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하며 관련 공장을 적극 증설하고 있다.
TSMC는 지난해 기준 월 1만8천 장 수준이던 패키징 공급 능력을 올해 말에는 2배로, 2025년에는 최대 5만5천 장으로 확대한 뒤 이후에도 꾸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장비 업체들에서 TSMC의 CoWoS 패키징 관련 주문이 급증하면서 이런 추세가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증설 계획이 더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패키징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수 년 뒤까지 고객사들의 파운드리 주문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TSMC에 앞으로 3년 동안 판매할 인공지능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이미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AMD와 구글,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와 아마존, 테슬라도 모두 인공지능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TSMC의 첨단 파운드리 고객사로 자리잡았다.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대형 고객사들의 위탁생산 주문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집중적으로 수혜를 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파운드리 경쟁사가 이러한 인공지능 반도체 수주를 위해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TSMC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타임스는 “인공지능 반도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상황에서 조금의 차질이라도 발생한다면 이는 큰 약점으로 남을 수 있다”며 “따라서 고객사들이 TSMC 이외 업체에 생산을 맡기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적극적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현재 거의 모든 인공지능 기업은 TSMC의 고객사 목록에 포함되어 있다는 디지타임스의 분석도 이어졌다.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의 수혜를 최소한 몇 년 동안은 독식할 수 있는 위치에 놓여 있다는 의미다.
디지타임스는 2028년까지 TSMC 전체 연매출에서 인공지능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로 250억 달러(약 34조325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