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들어 금융권에서 낙하산 인사 논란의 진원지로 꼽혔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 인사들의 성적표가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낙제점을 받은 인사가 많은 것으로 평가돼 성공한 낙하산 인사는 나오기 어렵다는 말이 정설임을 다시한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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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훈 한국수출입은행장.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금회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있다.
서금회의 대표적 인사인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 등은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거나 청문회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궁지에 몰려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정도만 제 역할을 하는 서금회 인사로 꼽힌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취임해 실적을 개선한 데다 우리은행 민영화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임 청사진을 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금회 인사들을 보면서 낙하산 인사가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그냥 나오지 않았음을 다시한번 확인해 준다.
이른바 ‘관피아’나 ‘정피아’가 금융기관 및 금융회사 수장에 오르는 경우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과 정부와 민간의 소통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민 전 회장은 민간 금융회사 출신, 홍 전 회장은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각자 분야에서는 나름 전문가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서별관 회의에서 모든 것이 정해졌다는 홍 전 회장의 주장도 결국 낙하산 인사가 정부와 민간의 소통창구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증명한다.
현재 금융권에서 낙하산 논란에 휩싸여 있는 인사들의 경우 박근혜 정부의 임기와 함께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과연 장기적 성과를 낼 경영을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임기가 불안한 만큼 단기적 성과에 치중해 무리한 경영을 하다 불안의 씨만 뿌려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덕훈 행장이나 홍 전 회장 등은 부임 초기 서금회 출신 낙하산이라는 논란에 ‘낙하산인지 아닌지 여부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 낙하산 인사가 실패할 확률을 좀 더 높다는 점을 보여주고 말았다”며 "최근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런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