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최고경영자로서 낸 첫 실적에서 3조 원 이상 분기 신규수주를 회복했다.

GS건설 매출과 영업이익은 아쉽지만 허 사장은 꾸준히 확보한 일감에 원가 개선 노력을 더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 1분기 신규수주 3조 규모 회복, 허윤홍 실적 반등 발판 마련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1분기 아쉬운 실적에도 신규수주를 바탕으로 반등의 기틀을 다진다.


26일 GS건설은 따르면 지난해보다 크게 높여 잡은 올해 수주목표 달성에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 신규수주 3조302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57.3% 증가했고 연간 수주목표 13조3천만 원의 24.8%, 4분의 1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이날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건설사들의 신규수주 규모와 비교해 보면 GS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5조7천억 원), 현대건설(3조8천억 원), 포스코이앤씨(3조7천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삼성물산(2조4천억 원)보다는 많은 일감을 쌓았다.

허윤홍 체제’에서 처음으로 온전한 분기 실적을 내놓은 GS건설은 3개 분기 만에 빠르게 분기 신규수주 3조 원 이상을 넘겼다.

GS건설은 지난해 2분기 신규수주 3조5920억 원을 기록한 뒤 이어 3분기와 4분기 각각 신규수주 1조9790억 원과 2조4650억 원을 나타냈다.

사업 일정에 따라 분기별 수주 규모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 다만 지난해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신규수주 실적이 줄었던 GS건설에는 오너경영 체제와 함께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최근 5년 동안 GS건설 연간 수주목표는 평균 13조2600억 원가량이다. 매분기 3조 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내야 안정적으로 연간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 셈이다.

GS건설은 최근 5년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분기에서 3조 원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던 2022년에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신규수주 16조74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허 사장이 1분기 GS건설의 우수한 수주 실적을 이끈 데는 해외 플랜트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GS건설은 1분기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 2번 황회수처리시설 공사’를 확보했다. 한 번에 12억2천만 달러(약 1조6천억 원)의 수주고를 올린 것이다.

GS건설은 3월 수주통지서를 접수, 4월 계약을 맺은 파딜리 사업을 1분기 수주로 인식했다. 반면 같은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의 패키지 1번, 4번 공사(약 8조5천억 원)를 수주한 삼성E&A는 이 실적을 1분기에 반영하지 않았다. 파딜리 프로젝트를 포함하면 삼성E&A의 신규수주 규모(9조9천억 원)가 GS건설을 앞서게 된다.

GS건설은 1분기 건축주택사업본부에서 ‘송도국제화복합단지 2단계 개발사업’으로 4960억 원, ‘송파가락프라자 재건축사업’으로 4730억 원 등을 수주했다.

특히 GS건설이 검단사고 이후 처음으로 정비사업 수주전에 나서 지난해 11월 시공권을 확보한 서울 송파구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시공사 선정 2개월여 만인 올해 1월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받아 1분기 수주로 인식됐다.

이후 GS건설은 이달 16일 가락프라자아파트 재건축조합과 수주 본계약을 맺었다.

GS건설은 24일에는 전남 여수 묘도에 조성되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동북아 LNG 터미널) 1단계 1차 EPCC(설계·조달·시공·시운전) 건설공사 관련 LOI(계약의향서)를 수령하면서 2분기 들어서도 일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공사의 계약금액은 모두 5954억 원으로 GS건설은 EPC 본 계약체결에 앞서 사업에 선착수했다.

허 사장이 다소 아쉬운 첫 실적 성적표에도 곳간을 차곡차곡 쌓아가면 반등의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는 셈이다.

GS건설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0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55.6% 감소한 것이다.

GS건설은 최근 5년 동안 검단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2분기 이전까지 모든 분기에서 1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로 봐도 1분기 2.3%는 2019~2021년 7%대는 물론 건설경기 침체가 시작된 2022년 4.5%를 크게 밑돈다.

건설업계 전반이 침체한 상황에서 사고 이후 지난해 4분기 품질향상 및 안전점검 활동 등을 포함한 보수적 원가율 및 공사기간을 반영한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GS건설 1분기 신규수주 3조 규모 회복, 허윤홍 실적 반등 발판 마련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올해 1월2일 오전 서울 잠원동 메이플자이 재건축 현장에서 시무식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 GS건설 >


다만 1분기 실적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향후 GS건설이 뚜렷한 수익성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GS건설 건축주택사업은 1분기 원가율 91.2%를 나타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103.1%에서 크게 나아진 수치다.

기본적 원가율 개선 활동이 이뤄진 데다 주택 공사 가운데 일부 사업장의 준공정산 과정에서 이익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이날 발표한 영업이익은 당초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22.3% 웃돌았다.

허 사장에 놓여진 부채비율 등 재무 지표 관리 과제는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GS건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분기 말 260.8를 나타내며 지난해 말 262.5%에서 1.7%포인트 낮아지는 데 그쳤다. 2022년까지 유지하던 200%대 초반과 여전히 격차가 크다.

GS건설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4조8850억 원에서 1분기 말 4조9900억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동시에 차입금이 3천억 원가량 증가하는 등 부채총계도 같은 기간 12조8220억 원에서 13조150억 원으로 확대됐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GS건설 건축주택부문 원가율 개선은 일회성 요인(준공정산 이익)을 고려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재무구조에 관한 우려가 낮아진다면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실적 반등에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건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신규수주로 국내외 예측하기 힘든 경제지표 환경과 어려운 건설업황에서도 안정적 성장 역량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기초와 내실을 강화해 재도약 기반을 견고히 다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업 기틀을 정립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