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코 CEO 중국 태양광업계 극찬, FT ‘중국 제휴 강화하는 입장 반영’ 평가

▲ 사우디 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태양광 제품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내놨다. 외신은 이에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는 아람코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은 지난달 중국 경제 발전 포럼에 참석한 아민 알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정유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으로부터 무역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발 태양광 제품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내놨다.

2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세계에너지총회(WGC)에 참석한 아민 알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CEO는 “중국은 태양광 제품들의 가격을 끌어내리는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태양광 업계가 진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이 태양광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춰준 덕분”이라며 “중국산 전기차도 다른 전기차보다 절반이나 심지어 3분의 1 가격으로도 나오면서 전기차 업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50년 에너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대립하고 장벽을 세우기보다는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나세르 CEO의 발언이 최근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있는 서방권 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중국 시장에서 확장을 노리는 아람코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아람코는 총회 현장에서 중국 정제사들과 제휴 현황을 강조하며 향후 원유 판매를 위한 충분한 구매자들을 확보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모하메드 알 카타니 사우디 아람코 부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우리는 이를 통해 향후 중국 시장에서 우리 존재감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현재 2035년까지 매일 생산되는 원유 가운데 4백만 배럴을 석유화학 제품으로 가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석유화학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는 중국과의 협력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아람코는 롱쉥 석유화학과 36억 달러(약 4조9586억 원) 규모 지분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약 30만 배럴 규모 정제 및 석유화학 단지 건설을 위한 합작 법인 두 곳을 설립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나세르 CEO는 “많은 (서방의) 정책결정권자들은 에너지 전환이 어떻게 일어날 것인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2050년 기준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는 세계 화석연료의 약 80%를 소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현재 60%와 비교하면 상당히 큰 성장폭으로 화석연료 소비가 증가할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람코는 화석연료 외에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를 생산해 이를 구매할 고객을 찾고자 했으나 어려움을 겪었다”며 “현재 기후대응 분야는 감성적으로 작동하는 부분이 있어 신뢰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