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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현대글로비스, 이재용의 삼성SDS와 다른 길 걸을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10-06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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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의 현대글로비스, 이재용의 삼성SDS와 다른 길 걸을까  
▲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현대글로비스는 삼성SDS와 닮은꼴이다.

오너 3세가 대주주로 올라있고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자금줄 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기업가치가 커졌고 덩달아 오너 3세의 지분가치도 천문학적으로 높아졌다는 점도 똑같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3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SDS 대주주에 올라있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증시에서 '황태자 주식'으로 항상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두 기업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 내부거래 비중 높고 일감 몰아주기로 단기간에 성장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현대글로비스와 삼성SDS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이 모두 70%를 넘었다.

현대차그룹 물류를 담담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등 계열사를 통해 전체 매출의 70%를 거두고 있다.

삼성SDS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전산업무를 관리하는 회사로 시작해 2012년 물류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는데 물류사업에서도 삼성그룹 계열사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두 회사는 내부거래를 통해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받은 점도 똑같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정의선 부회장이 15억 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0억 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창립 첫해 매출이 3742억 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4조6712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7억 원에서 6980억 원으로 늘었다.

삼성SDS도 삼성그룹의 물류를 도맡으면서 몸집을 키웠다. 전체 매출에서 IT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줄었지만 물류사업 비중은 계속 늘었다. 지난해 삼성SDS 매출의 35%가량이 물류사업에서 나왔다.

삼성SDS는 그동안 물류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아왔다. 2020년에 물류사업에서만 매출 8조 원을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 앞날 불투명한 삼성SDS, 물류경쟁력 키우는 현대글로비스

그러나 최근 두 회사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SDS는 물류사업의 분할이 어느정도 기정사실이 된 상황에서 앞날이 불투명하다. 삼성SDS는 물류사업과 IT서비스사업을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분할이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의선의 현대글로비스, 이재용의 삼성SDS와 다른 길 걸을까  
▲ 정유성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그러나 물류사업이 분할된 뒤 삼성SDS에 남는 IT서비스사업의 전망을 놓고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SDS가 IT서비스사업에서 절반 이상의 매출을 의존하는 삼성전자가 IT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는 데다 삼성SDS의 IT서비스 경쟁력도 낮은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를 놓고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키우기 위해 몸집을 키운 업보를 맞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현대글로비스는 물류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차 완성차 운송으로 시작한 사업분야는 현대차 협력사의 부품 수출입 중개분야까지 확장됐다.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자동차운반선 전용부두 개발, 자체 선박 구입 등 공격적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비중을 낮추기 위해 다른 자동차회사의 물동량 유치와 원재료 운송사업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2014년 유럽 내 10위권의 완성차 운송회사인 아담폴을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가 기업가치를 키우기 위해 앞으로도 물류기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경영진이 인수합병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며 “머지않아 인수합병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 정의선 지분 더 줄여야 하나

최근 국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은 현대글로비스에게 큰 부담이다.

'일감 몰아주기 방지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다 돼가지만 재벌들이 각종 꼼수를 통해 제재를 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높아지고 있다.

  정의선의 현대글로비스, 이재용의 삼성SDS와 다른 길 걸을까  
▲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 지분율 기준을 상장 계열사와 비상장 계열사 구분없이 20%로 강화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도 6월 지분율 기준을 10%로 강화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정 부회장은 지난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내다판 데 이어 또다시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분가치가 더 올라가기 전에 지분을 매각해야 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마련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셈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정몽구 회장과 정 부회장의 지분매각을 통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5년 2월14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대기업 그룹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율이 30%를 초과하는 상장 계열사(비상장사는 20%)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 또는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규제대상이 된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법 시행 직전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30%에서 0.1% 부족한 29.9%로 낮췄다. 이전까지는 정 회장이 지분 11.5%, 정 부회장이 지분 31.9%를 보유해 두 사람이 전체 지분의 43.4%를 소유하고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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