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의 미국 파운드리 투자 확대를 두고 대만 언론에서 비판적인 반응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2년 12월6일 TSMC 애리조나 반도체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아 애리조나에 3번째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대만언론에서 부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을 통해 막대한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지만 미국 공장 건설과 운영에 드는 비용 부담을 만회하기는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9일 “TSMC가 마침내 미국 정부 지원금을 확보했다”며 “인텔과 비교하면 적지만 해외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TSMC에 66억 달러(약 9조 원)의 시설 투자 보조금과 50억 달러(약 6조8천억 원) 상당의 저금리 대출을 지원한다. 이에 더해 최대 25%의 세제 혜택도 제공한다.
TSMC는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미국 애리조나에 3번째 공장 신설 계획을 내놓았고 제2 공장에는 기존에 계획했던 3나노에 이어 2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이 최근 미국 정부에서 현지 공장 투자와 관련해 85억 달러의 보조금과 110억 달러의 저금리 대출을 받기로 결정된 데 이어진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받게 되는 미국의 보조금 규모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부 지원과 세제혜택은 비용 증가의 ‘블랙홀’을 일부 메우는 데 그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만이 아닌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인건비 등 비용과 효율성, 인력 관리 등 측면을 고려한다면 중장기 관점에서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이러한 상황에도 미국에 투자 확대를 결정한 이유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분야의 시장 지배력 강화 필요성을 꼽았다.
미국에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하고 추가 공장도 건설하면 애플과 AMD, 엔비디아, 퀄컴 등의 수주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항상 고객사의 중장기 수주 전망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미국 반도체기업들의 위탁생산 주문 확보를 예상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및 인텔과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도 배경으로 꼽혔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수주 확보에 유리해지도록 손을 놓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투자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더인 TSMC 회장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 발표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미국 공장은 현지 고객사들의 수요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