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D램 가격 상승과 갤럭시S24 판매 호조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1조 이상 뛰어넘은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는 2024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1조 원, 영업이익 6조6천억 원의 잠정실적을 거뒀다고 5일 밝혔다.
▲ 삼성전자가 2024년 1분기 기대 이상의 D램 가격상승과 갤럭시S24 흥행으로 시장추정치를 뛰어넘는 6조6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
2023년 1분기보다 매출은 11.37% 영업이익은 931.25% 증가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72조6636억 원, 영업이익 5조1971억 원이었는데, 매출은 기대치에 못 미쳤지만 영업이익은 1조4천억 원 이상 웃돌았다.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우선 갤럭시S24 판매호조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올해 1월 출시한 AI폰 '갤럭시S24' 출시 효과로 1분기에만 4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가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며, 올해 2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5700만 대로 전분기 대비 8%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로 평균판매단가는 30%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DS(반도체)부문도 기대 이상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DS부문이 올해 1분기 약 1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했다. 파운드리, 시스템LSI사업부는 여전히 영업손실을 내고 있지만,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SK증권은 메모리업계의 감산 기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각각 16%, 28%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레거시(구공정) 제품 감산에 집중하는 대신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LPDDR5x 등 첨단 공정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 폭을 키웠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기반으로 한 최신 D램 공정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화성 17라인과 평택 라인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늘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기대치보다 더 좋았다”며 “재고 평가 손실 충당금 환입 효과도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소비자가전(CE),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은 기존 추정치 수준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약 3천억 원, 영상디스플레이(VD)·소비자가전(CE)이 3천억 원, 하만이 1천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했다.
2분기 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D램 가격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마이크론이 대만 지진에 영향을 받은 만큼, D램 가격이 두 자릿수 가까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마이크론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까지 진행하던 2분기 D램 가격 협상을 일시 중단하고, 지진에 따른 영향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매출 71조9600억 원, 영업이익 7조333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96% 증가하는 것이다.
회사는 오는 30일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부별 실적을 발표하고, 투자자와 증권사 및 언론을 대상으로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