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탄녹위 '쓰레기 줄이기' 투어, 김상협 "기후문제에 폐기물 감축도 중요"

▲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이 3월28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SLC홍보관에서 폐기물 문제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플라스틱 산업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를 차지한다. 2030년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도 중요하지만 폐기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보이고 있으나 폐기물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부족하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은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일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폐기물 처리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분야로 우리만큼 잘하는 나라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정부는 이런 폐기물 관리 제도가 더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한국수도권매립공사와 함께 28일 ‘넷제로를 위한 쓰레기 줄이기 투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유엔(UN)이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의 날’로 지정한 3월30일을 앞두고 폐기물을 향한 관심을 높이고자 마련됐다.

이날 진행된 탐방 및 체험 행사에는 일반 시민과 학생, 언론사 취재진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첫 번째 탐방은 경기 김포시에 위치한 재활용수집소에서 진행됐다. 김포 재활용수집소는 서울 강서구와 김포시 등 인근 지역에서 배출된 폐기물이 모이는 사업소다.

김무덕 재활용수집소 차장은 “입고된 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되지 않는 것이 생각보다 많다”며 “이는 화학적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수익성과 재활용 업체 부족 등 여러 사정으로 처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계란판 뚜껑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이 현실적으로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로 제시됐다.

김 차장은 “이러한 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은데 운송 과정에서 오히려 더 많은 폐기물이 나올 수 있어 재활용이 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로 비중을 따졌을 때 수집소에 입고된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70%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높이기 위해 철저한 분리배출이 필요하다며 “폐기물을 잘 세척해서 배출하기만 해도 재활용률이 오르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집소 내에서 진행되는 폐기물 분류 과정을 확인해보니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도 오염 때문에 재활용 불가 판정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

다음 일정은 인천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진행됐다. 인천시 옹진군과 경기도 연천군을 제외한 수도권 64개 지방자치단체의 쓰레기가 모이는 곳이다.
 
[현장] 탄녹위 '쓰레기 줄이기' 투어, 김상협 "기후문제에 폐기물 감축도 중요"

▲ 김포 재활용수집소에서 분류한 재활용 불가 폐기물. <비즈니스포스트>

박영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견학담당 과장은 “하루에 매립장으로 들어오는 폐기물은 대략 5500톤 정도 되는데 이를 트럭으로 환산하면 약 350대 정도”라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공사가 처음 설립됐을 당시 제1매립장에 반입되는 일일 폐기물은 4만 톤이 넘었다. 현재 반입되는 폐기물이 크게 줄어든 데는 정부의 폐기물 감량 정책 등의 역할이 컸다.

박 과장은 “그럼에도 폐기물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매립장 곳곳에 배치된 구리색 파이프, 가스포집관로를 통해 이미 배출된 쓰레기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가스포집관로는 폐기물이 부패하면서 나오는 가스를 수집하는 설비다. 이렇게 모인 가스는 수도권매립지공사에서 자체 운용하는 하수처리 시설과 가스발전소 가동에 사용된다.

박 과장은 “매립가스 발전으로 30메가와트시(MWh) 정도 전력이 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한국전력에 매달 판매해 얻는 수익이28억 원 정도 된다”며 “수익으로 봤을 때는 크지 않으나 탄소감축 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수도권매립지공사에서 자체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오가스 재활용으로 얻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승용차 약 334만 대를 줄인 것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액화천연가스 사용을 중단한 것은 물론 해당 시설을 운용하기 위해 따로 전력을 구매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현장] 탄녹위 '쓰레기 줄이기' 투어, 김상협 "기후문제에 폐기물 감축도 중요"

▲ 제2 매립장에 설치된 가스포집관로.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수도권매립지공사 제1 매립장은 쓰레기 매립이 종료돼 골프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이 가능하다.

제2 매립장은 쓰레기장의 비위생적 이미지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지면 곳곳을 뚫고 나온 가스포집관로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야산과 큰 차이가 없었다.

박 과장은 “매립장을 찾은 방문자에게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예전과 달리 도심 속 매립지로 변해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수미 환경해설사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제2 매립장을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탈바꿈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매립장에서 나오는 먼지 등을 방지하기 위해 1천만 그루의 나무를 조경할 예정이며 현재 작업은 250만 그루까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날 김상협 위원장을 비롯한 행사 참가자들은 ‘자원순환 실천다짐’ 서약을 통해 폐기물 분리배출에 적극 참여하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 일상 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쓰레기 자체를 줄여야 한다며 “물건을 적게 구매해 아껴 쓰고 재사용하는 생활이 정착되도록 인센티브와 패널티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련 부처와 협력해 이러한 정책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