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쿠팡이 자사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에 무제한 무료배달을 도입한다.

흑자를 내기 시작한 쿠팡이 공격적 전략으로 배달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 배달 도입, 김범석 흑자 무기로 배민과 전면전 시동

▲ 쿠팡이 26일부터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팡>


18일 쿠팡은 유료멤버십인 와우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 정책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와우멤버십 회원 혜택이었던 10% 할인을 ‘무제한 무료배달’로 개편한 것이다.

쿠팡이츠는 주문횟수, 주문금액, 장거리 배달 등에 관계없이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쿠폰사용·할인과 중복이용도 가능해 음식가격 할인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다.

와우멤버십 가입비는 월 4900원이다. 와우멤버십 회원은 쿠팡이츠 무료배송뿐만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한 달에 5천 원이 안 되는 금액으로 로켓배송부터 무료배달, OTT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00만 명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배달앱 시장점유율에 큰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배달의민족은 아직 무료배달 멤버십이 없다. 

요기요는 현재 ‘요기패스X’라는 멤버십을 운영 중이다. 요기패스X는 월 4900원짜리 유료 멤버십이다. 주문금액 1만7천 원 이상에 대해서만 무료배달을 시행한다. 또한 모든 매장이 아닌 요기패스X 가맹점에 대해서만 무료배달 혜택이 제공된다.

쿠팡이 무제한 무료배달이라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배달앱 시장에서 초기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기록한 이후 6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32조 원, 영업이익 6200억 원을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배달앱 3사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3307만 명이다.

월간활성이용자 수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65%를 차지하며 1위에 올랐다. 요기요가 18%로 2위, 쿠팡이츠가 17%로 3위다.

올해 1월과 비교해 요기요는 16%가 줄었고 쿠팡이츠는 46%가 늘었다.

요기요 이용자가 이탈하고 쿠팡이츠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이다. 3월 안에 2,3위가 바뀔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배달의민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강남3구와 용산지역에서는 쿠팡이츠 점유율이 배달의민족을 많이 따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업계에서는 강남3구와 용산지역 점유율을 중요하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구매력이 높고 수요가 많아 배달비 상승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무제한 무료 배달 도입, 김범석 흑자 무기로 배민과 전면전 시동

김범석 쿠팡Inc 의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는 본업인 로켓배송의 성공에 힘입어 새로운 분야의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쿠팡>



하지만 쿠팡이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따라잡는 건 그리 쉽지 않은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매출 2조9471억 원, 영업이익 424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4%다.

게다가 우아한형제들의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7천억 원을 넘는다.

커머스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쿠팡의 자금력이 대단하다고는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이 그 동안 쌓아놓은 경쟁력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만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의 점유율을 따라잡기 위해 사실상 승부수를 띄운 만큼 배달 시장의 출혈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쿠팡이츠가 지난해 10% 무제한 할인 쿠폰제도를 도입한 후 배달의민족도 10% 할인 무제한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 쿠팡이츠가 무제한 무료배달에 나선 이상 배달의민족이 지켜만 보고 있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쿠팡은 올해도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의 배달비 부담으로 지난해 쿠팡이츠가 처음으로 5% 역성장을 기록했다”며 “고물가 시대에 고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이번 무료배달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다만 무제한 무료배달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쿠팡이츠가 지난해부터 10% 할인을 이어온 만큼 상당한 손실을 쿠팡에서 충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제한 무료배달이 1400만 명에게 제공되는 만큼 초기손실비용 규모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쿠팡이츠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서비스 제공이 시작된 만큼 아직 유료전환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