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다·닛산 협력에도 테슬라 추격 어렵다, 투자 규모와 자금여력 뒤처져

▲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사장(왼쪽)과 미베 토시히로 혼다 사장이 15일 도쿄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혼다와 닛산자동차(이하 닛산)가 전기차 개발 및 제조 분야에서 협력해도 테슬라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테슬라가 이미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진행중이며 이를 위한 현금 창출 능력도 갖춰내 큰 격차로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일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이 2022년 2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시설 투자에 들인 자본지출액(CAPEX) 총합은 8500억 엔(약 7조5973억 원)로 집계됐다.

닛케이아시아는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셋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테슬라가 같은 기간 들인 투자비용 89억 달러(약 11조8690억 원)를 크게 밑돈다고 전했다.

혼다와 닛산의 설비 투자금이 내연기관 차량까지 포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와 차이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는 최근 전기차 부문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닛케이아시아는 혼다와 닛산이 힘을 합쳐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추격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닛케이아시아는 “두 기업이 협력하더라도 당장 전기차 판매와 지출 등 분야에서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23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는 19.3%의 점유율을 차지한 반면 혼다와 닛산의 합산 점유율은 3.4% 안팎에 불과했다.

혼다와 닛산은 주요 경쟁사에 뒤처진 전기차 전환 속도를 만회하고자 관련 투자를 늘리려 하지만 자금 여력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혼다의 자동차사업 부문 잉여현금흐름은 1936억 엔(약 1조7300억 원)으로 테슬라의 60% 규모에 불과하다. 같은 분기 닛산은 자동차 사업에서 마이너스 120억 엔(약 1072억 원) 의 현금흐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분석업체 나카니시리서치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가 차량 소프트웨어, 배터리 등 전기차에 핵심 요소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려면 향후 수조 엔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닛케이아시아는 두 기업이 협업을 통해 부품 공급사들에 협상력을 키우고 전기차 생산을 늘려 차량당 평균 제조비용이 줄어드는 규모의 경제효과를 달성하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