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노무현의 입' '문재인의 일자리비서관' 경력을 가진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관악을에서 재선에 성공해 '관악장군' 타이틀을 이어갈 수 있을까.
관악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으로 이해찬 전 대표가 13대부터 17대까지 내리 5선을 지내면서 터를 닦아둔 곳이다.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관악에서 당선된 사람을 일컬어 '관악장군'으로 부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관악을 지역구는 인구통계 측면에서 볼 때 주민 가운데 과반 이상이 호남출신으로 이뤄져 있어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으로 꼽히는 만큼 정 의원이 재선하는데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2년 19대 총선과 20대에서 거듭 당선되면서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해 국민의힘 지지세도 만만치 않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더욱이 정태호 의원에 맞서는 이성심 국민의힘 관악을 후보는 오 전 의원이 다져둔 토대에 더해 관악구의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기초자치단체 의원을 지내면서 지역 기반을 촘촘하게 쌓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정태호 의원은 관악을 지역이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가 위치해 있어 젊은 유권자가 다수 거주하는 특징을 감안해 선거전략을 짜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관악형 일자리, 신림창업밸리, 골목상권 부흥을 위한 신림상권 르네상스' 등의 내용을 담은 지역경제 공약을 최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확대해 상인 맞춤형 전통시장 및 상점가를 육성하고, 원스톱 서비스를 위한 관악구 소상공인 허브센터를 설립하는 '신림상권 르네상스'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한 시설 개선과 공제보험 가입도 추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을 지낸 경험을 토대로 지역 밀착형 공약으로 선거에서 승부를 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태호 의원은 1963년 3월20일 경상남도 사천에서 태어난 뒤 서울로 이주해 인창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서울대 재학 중 민족통일과 민주쟁취, 민중해방을 목표로 결성된 삼민투쟁위원회에서 활동하다가 구속된 전력이 있다.
1991년 노태우 정부 당시 제1야당인 평화민주당에 입당해 이해찬 당시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비서관을 맡으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과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겸 민주연구원장이 2023년 1월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6월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일자리수석비서관에 임명되는 등 민주당에서는 친문재인 계열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시절 캠프에서 정책적 지원을 하는 전문가그룹을 챙기고 교감하는 가교 역할을 했다.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2015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2016년 20대 총선 등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는 등 선거운이 없었으나 2020년 21대 총선에서 오신환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누르고 마침내 당선되는 기쁨을 누렸다.
정태호 의원은 이 당시 7만2531표(53.9%)를 얻어 1만6401표(12.19%)라는 큰 격차로 오신환 전 의원을 눌러 이른바 '관악장군'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2022년부터 제19대 민주연구원장을 맡으며 민주당의 민생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 싱크탱크 역할을 통해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3월6일 관악S밸리 창업히어로3에서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윤석열 정권의 무능을 심판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경제가 엉망이고 서민은 죽어가는데 윤 대통령은 한국을 검찰만의 나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세 명의 대통령을 모신 경험과 의정활동에서 얻은 경륜을 바탕으로 고물가와 불경기에 신음하는 민생경제 회복에 앞장서고 한국을 다시 선진국으로 만드는데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