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강성현, 2030 사로잡을 '이색 아이디어' 또 얻었다는데 뭘까

▲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대학생들로 구성된 'ZRT' 2기 활동을 최근 마쳤다. 사진은 ZRT 2기 모집 포스터. <롯데마트>

[비즈니스포스트] 강성현 롯데쇼핑 할인점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롯데슈퍼 대표)이 대학생들로부터 2030세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여럿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대표는 지난해 대학생들에게 얻은 아이디어 가운데 일부를 롯데마트 현장에 도입하기도 했는데 올해도 이를 활용해 이색 마케팅을 펼칠지 주목된다.

12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 결과 롯데마트가 대학생을 선발해 마케팅 관련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ZRT’ 2기 활동이 최근 끝났다.

ZRT는 롯데마트가 2022년 말 Z세대 대학생들에게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마련한 조그마한 프로젝트 팀이다. ‘Gen-Z Round Table’의 줄임말로 ‘Z세대 원탁회의’라는 뜻을 담고 있다.

롯데마트는 ZRT 2기 참여자를 지원받아 지난해 12월 중순에 총 16명을 선발했다.

이후 2023년 12월21일부터 7일까지 12주 동안 매주 목요일마다 8시간씩 모여 인공지능과 1~2인 가구를 소주제로 잡아 개별과제와 조별과제를 수행했고 지난주 목요일 최종 발표를 마쳤다.

ZRT 활동이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 겸 슈퍼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 겸 롯데슈퍼 대표)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사내 ‘관심급구 프로젝트’팀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관심급구 프로젝트는 롯데마트 광고마케팅팀에서 일하는 MZ세대 직원 2명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롯데마트의 젊고 새로워진 모습과 변화하는 모습을 색다르게 알려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강 대표는 롯데마트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급구 프로젝트의 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측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심급구 프로젝트가 주도한 ZRT 2기 활동을 살펴보면 이색 아이디어가 많다.

대표적으로 한 조는 1인 가구 중심의 2030세대를 롯데슈퍼로 오도록 유인하기 위해 소모임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을 제안했다.

이 조는 우선 1인 가구의 주요 세대인 2030세대가 롯데슈퍼에 오지 않는 이유를 진입장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식사 메뉴를 선정하는 고민과 장보기 과정의 번거로움, 대량 소비와 재료 손질의 부담 등이 있다는 것이다.

롯데슈퍼가 경쟁력을 아무리 강조하더라도 이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하지 않는다면 장점들을 확인할 수 없다며 2030세대가 롯데슈퍼에 들릴 수 있는 유인책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 유인으로 선택된 것이 바로 오프라인 모임이다.

2030세대는 오프라인 모임을 형성하기 위해 각 관심사를 기반으로 한 소모임을 형성해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ZRT 소속 대학생들은 소모임 플랫폼 가운데 2030세대의 비중이 높은 문토와 협력해 ‘함께 장을 보고 요리하는 모임’을 콘셉트로 소모임을 열었다.

이들은 롯데슈퍼에서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 요리하다 제품을 구입해 소모임을 진행했다.

시범 소모임은 모두 2차례 열렸는데 참가자들은 “함께 요리하는 모임은 문토에 없을뿐더라 장을 보는 모임은 정말 신선해서 좋았다”와 같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롯데슈퍼의 신선식품과 자체브랜드 상품에 대한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대학생들은 이런 장보기 콘셉트의 소모임을 활성화하면 롯데슈퍼의 2030세대 내점율이 2023년보다 3%포인트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6월까지 서울 3개 지점에서 시범 운영한 뒤 10월까지 수도권 9개 지점으로, 올해 말까지 지방권 점포로 확대 운영하면 좋다는 구체적 로드맵도 제시했다.
 
롯데마트 강성현, 2030 사로잡을 '이색 아이디어' 또 얻었다는데 뭘까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사진)는 사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 '관심급구 프로젝트'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ZRT 활동도 관십급구 프로젝트가 추진한 것이다.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롯데마트 자체브랜드 ‘요리하다’를 활용해 닭가슴살 가정간편식을 확대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닭가슴살 가정간편식 시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먹기 전 냉장 해동해야 하며 포장을 뜯을 때 양념이 새어나올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봤다. 제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위해서 별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도 번거로운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보완한 새 제품을 선보인 뒤 2030세대가 주된 구성원으로 이뤄진 공유오피스에 제품을 노출하면 롯데마트의 자체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롯데마트가 내놓은 여러 특화 브랜드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을 강화하자는 의견과 소비자 사연을 모아 인공지능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 마케팅을 펼쳐보자는 의견도 나왔다.

ZRT 활동에서 나온 의견들은 앞으로 롯데마트·슈퍼의 검토를 거쳐 일부가 현장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9월 롯데마트 양평점 1층 메인홀에서 ‘청년예술작가 전시회’를 운영했다.

롯데마트는 당시 이 전시회를 놓고 “체험과 사회적 가치 등을 중시하는 Z세대가 전시회 관람을 통해 롯데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브랜드인 ‘리얼스’를 인식하고 이들의 오프라인 점포 방문 횟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ZRT가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