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20대 국회에서 재벌 저격수로 떠올라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잇따라 경제민주화 법안을 내놓으며 재벌 저격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기업 임원 출신인데 재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23일 이언주 의원실에 따르면 이언주 의원은 대기업의 세부담을 늘리는 내용의 법인세법 개정안을 곧  발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개정안은 현재 2억 원 이하, 2억~2백억 원, 2백억 원 초과 3단계로 돼 있는 과세표준 구간을 6개로 늘리고 최고 세율도 32%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2백억 원 초과구간이 2백억~2천억 원, 2천억~5천억 원, 5천억~1조 원, 1조 원 초과로 세분화되고 적용세율은 현행 22%에서 각각 23%, 26%, 29%, 32%가 된다.

이 의원은 “대기업에 대한 적정수준의 증세를 통해 조세형평성을 제고하고 사회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세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법인세 인상 논의는 국회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인세 인상안만 5건이나 된다.

하지만 기존 법인세 인상안은 모두 최고세율을 25%에 맞추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기 전 법인세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이 의원은 최고세율을 32%까지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이전인 2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단 이 의원은 과세표준 2천억 원 이상에 대해서만 25% 이상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법인세 인상 효과가 대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업이 낮은 법인세율과 재벌 편들기 정책으로 막대한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면서도 투자나 일자리 창출을 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고수익 대기업의 법인세는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대 국회에서 이 의원의 행보는 초선이었던 19대 때보다 더 활발하다. 이 의원이 현재 대표발의한 법안은 21개로 19대 국회 때 같은 기간 11개 법안을 발의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다.

특히 경제민주화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은 22일 상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등을 대표발의했다. 이사회 의결사항인 내부거래를 주총 의결사항으로 변경하고 경영승계 절차 등 대기업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만들어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공시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연구개발비 세액공제 혜택에서 대기업을 배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도 이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이다.

이 의원은 2012년 제19대 국회에 첫 입성할 때부터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왔다. 이 의원은 “대기업에 있어서 잘 아는데 경제민주화는 꼭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정치계에 몸담기 전까지 르노삼성자동차와 에쓰오일에서 기업변호사로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국내 30대 기업 최연소 여성 임원이라는 타이틀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 때 경제민주화정책포럼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보건복지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 경제 이외 분야 상임위원회에 몸담으면서 정작 경제민주화 관련 행보는 두드러진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이 의원의 입지는 정치신인이었던 19대 때보다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의원은 기획재정위원회에 배정된 데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과 함께 경제민주화정책포럼 조화로운사회의 공동대표도 맡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