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전력강화위 경질 권고에 클리스만 “선수 불화 탓", 정몽규 결정 남아

▲ 8일 인천 국제공항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 대표팀 감독이 인터뷰 도중 웃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이 경질이 권고됐다. 대표팀 내 불화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 팀에게도 패하면서 전술적 능력 부재가 있었다는 책임론에 따른 결과였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 제1차 회의를 통해 상의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회의는 격론 끝에 5시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회의 후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위원회는 클린스만 감독이 아시안컵 준결승 때 조별 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팀을 상대로도 전술적 준비가 부족했다”며 “재임 기간 동안 선수 선발과 관련해 다양한 선수를 발굴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고, 팀 내부 갈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체류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와 관련해서도 국민을 무시한다는 의견도 있었고,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 신뢰를 잃어 회복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같은 날 화상으로 축구협회와 회의에 약 1시간 참석했다.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어 직접 참석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귀국 일정도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단 내에 불화가 있었고 그것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했다. 일부 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지적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달 12일 카타르에서 개최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으나 6일 4강에서 요르단에 0대2로 패해 우승컵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국내에서는 ‘역대 최강’이라던 대표팀을 모아놓고도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특히 요르단은 앞서 조별리그에서 2대2로 무승부를 거둔 팀임에도 패했다는 점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한국축구협회에 따르면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과 이강인 선수 사이에 언쟁이 있었고 이강인이 주먹을 날리는 등 싸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7일 있었던 요르단전에 손흥민은 오른쪽 검지와 중지에 의료용 테이프를 감은 채 출전해야 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대표팀 관리능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핵심 사유다.

황 본부장은 “여러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위원회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력강화위는 국가 대표팀 조언과 자문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로 감독을 경질시킬 권한은 없으나 이를 협회에 권고할 수는 있다.

협회 내에서도 현재 분위기는 경질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결정은 이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에게 넘어갔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