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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지방자치단체장 초청 관훈토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차기 대통령 선거를 노리고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남 지사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대선 유력 후보들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내는가 하면 모병제 등 민감한 이슈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남 지사가 새누리당에서 ‘반(反) 반기문’ 세력을 결집하는 데 선봉에 설지 관심이 쏠린다.
남 지사는 21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은 밑바닥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반 총장이) 과연 깊은 고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15조 등을 거론하며 반 총장의 자질을 문제 삼기도 했다.
남 지사는 "북핵 안보문제가 심각한데, {반 총장이) 과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답을 줘야 한다"며 "새누리당 후보로서 반 총장이 당의 혁신과 변화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차기 대선에 나설 것인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내년 초에 대선 출마여부를 밝힐 것이라며 일단 도지사 임기를 마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 대선 예비주자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다. 최근 행보를 보면 사실상 대선 출마를 굳힌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 내부에서 반 총장의 자질 문제 등을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한 이는 사실상 남 지사가 처음이다. 여권에서 또다른 대선 후보군으로 꼽히는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도 22일 국회엥서 열린 포럼에 참석한 뒤 남 지사의 발언이 옳지 못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남 지사가 반기문 대세론을 경계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은 대선 예비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남 지사는 최근 모병제의 필요성에도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모병제는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 정의에 가깝다”며 “어떻게 군대를 가는 걸 명예롭게 만드느냐가 바로 정치와 정부가 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모병제 문제는 민감한 이슈다. 논란도 클 수 있지만 20대 이상 남성 유권자나 군입대를 앞둔 중장년 유권자들에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다.
남 지사는 33세에 국회에 입성해 40대에 5선 의원이 됐다. 조부가 경남여객 창업주이고 부친은 남평우 전 의원이다. 정재계에 걸쳐 든든한 뒷배경을 지닌 이른바 ‘금수저’ 출신이다.
남 지사는 아들이 2014년 군대에서 후임병을 폭행하고 성추행한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남 지사에게 모병제 이슈는 군 문제와 관련된 개인적 약점을 부각시킬 수도 있는 사안이다.
정계에서는 남 지사가 최근 민감한 이슈들을 꺼내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데 대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책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 의원을 정치권에 입문시킨 주역으로 국민의당 창당을 도운 인물이다. 윤 전 장관은 5월 경기도 온라인 공개강좌사업 추진단장을 맡으면서 남 지사에게 정책적 조언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