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나캐피탈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2년 연속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에 올랐다.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늘리며 하나캐피탈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을 중심으로 기업금융 부문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리테일금융 쪽에서 실적 확대의 실마리를 풀어갈 것으로 보인다.
▲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기업금융 부문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리테일금융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7일 하나캐피탈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2166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2023년 순이익 자체는 2022년보다 27.4% 줄었지만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를 지키며 하나금융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로 입지를 더욱 단단히했다.
하나캐피탈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선두에 오른 건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다.
하나캐피탈이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가 된 2018년 이후 줄곧 하나증권(옛 하나금융투자)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를 차지했으나
박승오 하나캐피탈 사장이 취임한 2022년 이후 하나캐피탈은 비은행 1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하나캐피탈의 성장은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성과로 풀이된다.
하나캐피탈의 최근 몇 년 동안 최대 과제로는 사업 포트폴리오 불균형 해소가 꼽혔다.
한때 자동차금융 비중이 50%를 넘겼을 만큼 특정 사업 부문에 쏠림이 심했는데 자동차금융 부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박 사장 역시 취임한 뒤 바로 포트폴리오 비중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하나금융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비중 확대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23년 9월 기준 영업자산 비중은 자동차금융 34.7%, 기업금융 38.1%, 가계금융 6.7%, 할부리스 7.5%, 투자금융 10.2%로 변화했다.
박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1년(자동차금융 40.9%, 기업금융 26.3%, 가계금융 14.0%, 할부리스 7.8%, 투자금융 9.5%)과 비교하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비중이 늘었다.
다만 올해 박 사장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흐름은 유지하면서도 리테일금융(소매금융)에 집중하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기업금융에는 부동산PF가, 투자금융에는 해외대체투자가 포함되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해당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에서도 하나캐피탈의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부문의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하나캐피탈이 2년 연속으로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에 올랐다. |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해 초 보고서에서 “하나캐피탈은 하나은행, 하나증권 등과 연계영업으로 기업대출이 단기간 내 가파르게 성장했다”며 “2021년 이후 신규 유입 자산을 중심으로 차주의 질적 특성, 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대체투자자산이 투자금융의 49%를 차지하고 있다”며 “최근 건전성 우려가 커진 미국과 유럽 지역 오피스 투자 포함돼 있어 수익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실제 지난해 말부터 내부재 할부와 의료기 리스, 렌탈 팩토링 등 리테일금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캐피탈은 2023년 12월 오스템임플란트와 치과장비 관련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협약을 맺었다. 11월에는 토스페이먼츠 가맹 사업자에게 매출채권 팩토링을 제공하기로 했다.
위험 분산 효과를 더하기 위해 자동차금융 자산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금융은 담보가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자동차금융 비중은 낮아졌지만 전체 자산 확대에 힘입어 자동차금융 자산규모는 오히려 늘었다. 2023년 9월 기준 자동차금융 자산 규모는 6조1745억 원으로 2021년 말보다 6597억 원 증가했다.
박 사장은 1993년에 하나은행에 입행해 개인여신심사부장, 중앙영업본부장, 기업사업본부 전무, 여신그룹 부행장 등을 두루 거친 영업 전문가로 평가된다. 2022년 3월 하나캐피탈 대표에 오른 뒤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