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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이건호 KB국민은행 행장이 내세운 ‘스토리금융’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 취임 때부터 스토리금융을 경영방침으로 내세웠는데 이를 담아 출시한 ‘스토리통장과 스토리예금, 스토리적금의 가입금액이 3조 원을 돌파했다.
◆ 스토리금융 상품 가입금액 3조 돌파
국민은행은 스토리 패키지 상품 가입금액이 지난 28일 기준으로 3조2742억 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가입계좌도 53만1207계좌에 이르렀다.
KB국민은행의 스토리 시리즈 상품은 이 행장이 내세운 스토리금융 방침을 반영한 것이다.
스토리금융은 고객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고 고객의 상황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건호 행장의 경영방침을 말한다. 은행의 상품이나 서비스는 고객의 형편 등을 먼저 고려해야 하는데 그동안 고객이 은행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만 생각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
스토리 시리즈 통장의 경우에도 고객의 생애주기에 따라 금융거래가 바뀐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국민은행은 스토리통장 고객에게 대학입학, 취업, 결혼, 내집 마련 등 인생의 중요시기마다 3개월간 5개씩 총 15개의 포인트를 부여하고 이 포인트의 갯수에 따라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의 스토리 시리즈 상품의 성과는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런 성과에 힘입어 순이익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2분기 순이익은 287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0.2%, 1분기 대비 11.5% 늘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546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5% 증가했다.
◆ 주목받는 이건호의 리더십
KB국민은행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이건호 행장의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이 행장은 학계 출신 금융인이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장을 지냈다. 이 행장이 KB국민은행장으로 발탁되자 금융권 안팎에서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행장은 취임할 때부터 스토리금융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며 고객중심 은행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은행들처럼 실적달성에만 매달리는 영업정책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 행장이 스토리금융을 내걸자 주변에서 반신반의했다. 학자 출신이라 현실을 모르고 이상론만 추구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행장은 취임 후 1년 동안 연이은 사건사고에 시달리며 위기를 맞았다.
취임한 지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도쿄지점에서 불법대출과 비자금 조성사건이 터졌다. 또 같은 시기에100억 원대의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건도 불거졌다. 올해 1월에 국민카드 등 카드3사의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나면서 국민은행 고객정보도 함께 유출됐다. 4월에 은행 팀장급 직원이 1조 원에 가까운 허위입금증을 발급해 준 사실도 적발됐다.
이 행장은 지난달 은행 주전산시스템을 교체하는 문제로 사외이사들과 갈등을 겪었고 이 문제로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기다리고 있다. 이 행장은 그런데도 스토리금융을 밀어붙였다.
이 행장은 지난 1일 7월 조회사에서 최근 국민은행 안팎의 사건사고를 언급하며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는 신뢰의 위기에서 KB를 지켜낼 근본적 해법은 스토리가 있는 금융이며 이를 통해 새로운 금융의 패러다임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1주년을 맞은 21일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메시지에서도 “성과 지상주의에 매몰돼 고객의 이익보다 은행의 이익을 우선시하던 잘못된 관행을 버렸다”며 “진심을 다해 고객의 눈을 바라보며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체질화해 나가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