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다음 타자인 이더리움 현물 ETF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이상 이더리움 역시 승인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으나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과정처럼 쉽게 승인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이더리움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
31일 가상화폐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영국 대형은행 스탠다드차타드는 3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스탠다드차타드는 SEC가 이더리움을 비트코인과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구체적 승인 예정일로 5월23일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낙관론과 달리 미국 투자은행 티디코웬은 올해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민주당 소속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가상화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민주당 의원들을 고려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티디코웬은 “겐슬러 위원장이 이달 초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에 대해 진보적 민주당 의원들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고려한다면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여지가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자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엄격한 규정을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티디코웬은 미국 대선이 끝난 이후인 2025년이나 2026년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더리움이 증권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면 현물 ETF 승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 사진은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이더리움의 증권성 여부가 SEC의 승인을 좌우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증권성이 문제가 되지 않아 SEC의 현물 ETF 승인 문턱을 넘을 수 있었지만 이더리움은 증권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면서 “비트코인은 금이나 은과 같은 비증권이기 때문에 ETF 출시를 승인했다”고 강조했다.
SEC는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예치) 서비스가 증권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어 이를 문제 삼는다면 현물 ETF 승인을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스테이킹 서비스란 가상화폐 예치를 통해 이자를 얻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SEC가 증권으로 분류해 규제가 필요하다고 본 가상화폐 67개 가운데 이더리움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해서 승인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SEC의 스탠스는 불분명하다”며 “이더리움이 증권인지 여부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결국 SEC의 승인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더리움 시세는 비트코인이 현물 ETF 승인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같이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가상화폐 전문가는 이더리움 현물 ETF의 첫 번째 승인 결정 최종일인 5월23일을 앞두고 이더리움 시세가 비트코인을 능가할 수 있다고도 바라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이더리움이 5월까지 지금보다 약 70% 상승해 4천 달러(약 530만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더리움은 지난해 12월 들어 횡보 흐름을 보이다 올해 1월11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후 다시 하락해 작년 12월 수준으로 되돌아가 상태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