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S에코에너지가 희토류 공급망을 다져 전기차 부품사업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S에코에너지(옛 LS전선아시아)가 희토류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이상호 LS전선 대표이사는 전기차 구동모터에 들어가는 영구자석의 필수 원자재인 희토류 공급망을 다져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전기차 부품사업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전기업계에 따르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전기화 흐름에 따라 전동모터 활용범위가 확장되면서 이 대표가 추진하는 희토류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우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호치민 무역관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차 구동모터, 풍력발전 터빈 등에 들어가는 희토류 합금 영구자석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이사가 전기차 모터의 핵심 공급망을 다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고 무역관은 ”특히 전기차 동력전달장치는 2019년 희토류 영구자석 수요의 9% 비중을 차지했지만 앞으로 연평균 21%씩 수요가 증가해 2029년에는 3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S에코에너지의 희토류 사업은 전기차 부품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LS그룹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크게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희토류는 영구자석을 생산할 대 투입되는 물질로 고온에서 자석의 자력을 유지하기 위해 활용된다. 희토류의 함량이 줄어들게 되면 자석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기술적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상호 대표는 LS에코에너지가 케이블 제조 사업을 통해 30년 동안 기반을 다져놓은 베트남에서 희토류 공급사업을 안정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베트남은 최대 희토류 생산국인 중국에 이어 주요 희토류 공급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1억2천만 톤 가운데 베트남의 희토류매장량은 2200만 톤으로 중국의 4400만 톤의 매장량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정부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속에서 공급망 탈중국화를 이루기 위해 베트남과 협력을 강화한 바 있다.
이 대표는 10일 베트남 광산업체 ‘흥틴 미네랄’과 ‘희토류 산화물 구매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공급망의 핵심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할 채비를 하고 있다.
▲ 베트남 희토류 주요 매장 지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LS에코에너지는 올해 희토류 200톤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연간 500톤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이번 계약은 국내 기업이 처음으로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대규모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로써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희토류 자원무기화에 따른 충격에서 벗어날 활로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상무부는 2023년 11월 희토류를 수출할 때 목적지 정보를 보고하도록 한데 이어 같은해 12월에는 희토류 채굴 및 정제기술을 수출금지목록에 추가한 바 있다.
LS에코에너지와 흥틴 미네랄 간 구매계약 체결식에는 오너3세 경영자인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 사장도 참석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LS전선이 비철금속 정련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희토류 분리 정제기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LS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소재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관심을 크게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LS그룹은 구자은 회장이 천명한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영업저변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데 전기차 구동모터의 핵심원자재인 희토류 공급망 사업이 제반사업 성장에 속도를 붙이는데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23년 3분기 기준으로 LS전선과 LS케이블시스템 베트남법인 등의 이사를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저케이블 포설기업 LS마린솔루션과 가온전선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LS그룹 내 주요 계열사 사이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키맨으로도 꼽힌다.
이 대표는 희토류 사업과 관련해 “앞으로 다른 광산업체들과 추가계약을 진행해 희토류 공급량을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며 “이를 위해 희토류 분리 정제기술도 확보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