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당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제임스 핸슨 컬럼비아 대학 교수. <위키미디아 커먼스> |
[비즈니스포스트] 지구온난화를 최초로 공론화한 과학자가 각국이 지키기로 합의한 '1.5도 목표'가 올해 깨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5도 목표'는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설정한 지구 온난화 제한선으로, 기후재앙이 급격히 커질 우려가 있는 '2도 목표'에 앞서 지켜야 할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8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지구온난화를 처음으로 공론화한 제임스 핸슨 컬럼비아 대학교수가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올해 안으로 기온상승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핸슨 교수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1.5도(℃) 이상 높은 기온이 정상인 세상으로 가고 있다”며 “올해 엘니뇨 현상과 화석연료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상승작용을 해 12개월 평균 기온이 1.7도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5도 목표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결의돼 '파리협정 목표'로도 불린다. 이때 참여국들은 세계 기온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아래로 억제하는 것을 지키고 1.5도 밑을 유지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합의했다.
유엔(UN)에서 정한 기준에 따르면 한 해 기온상승이 1.5도를 넘어선 것만으로 목표가 깨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같은 기록이 몇 해에 걸쳐 반복되면 그때부터 깨진 것으로 간주된다.
핸슨 교수가 동료 과학자들과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세계는 생태계 에너지 균형 붕괴로 계속해서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1.5도 기록이 올해 깨진다는 것은 의미가 굉장히 크다”며 “지금 유엔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등 국제기관들이 기후대처에 관해 하는 말들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기관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1.5도를 지키는 세상을 향하고 있지 않다”며 “생태계 에너지 균형 붕괴를 해결하지 않으면 2024년에 1.5도 목표가 깨지는 것이 시작된 뒤 2030년에는 2도 목표도 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핸슨 교수는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로 40년 넘게 근무했다. 1967년부터 미항공우주국 산하 고다드 우주연구소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1981년부터 2013년까지 고다드 우주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1981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등재된 논문에서 이산화탄소와 지구 온실가스 현상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모델을 내놨다.
1988년에는 미국 의회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구온난화의 현실성에 관해 증언을 하고 그 위험성을 처음으로 널리 알렸다.
미 항공우주국에서 근무할 당시 지구 대기 관측과 기후변화 예측 모델을 설계해 지금까지도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 기반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연구소장에서 은퇴해 2014년부터 컬럼비아 대학 기후과학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객원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1941년 3월29일생으로 올해 3월 83세가 된다.
핸슨 교수가 이번에 내놓은 부정적 예측에 동료 과학자들은 조심스럽게 반대하는 의견을 내놨다.
지크 하우스파더 버클리어스 기후분석가는 가디언을 통해 “핸슨 교수의 의견과 내 의견을 약간 다르다”며 “엘니뇨와 라니냐의 기후여건이 서로 번갈아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리협정 목표가 본격적으로 깨지는 것은 2030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류 데슬러 텍사스 A&M 대학 기후연구센터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1.5도 목표가 깨지려면 최소 10년 이상은 있어야 할 것으로 보고는 있다”며 “하지만 짐(제임스 핸슨 교수)이 역대 최고의 기후과학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이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1.5도 목표란 산업화 이전 대비 세계 기온 상승을 1.5도 아래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총회에서 참여국들이 세계 기온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결의하고 1.5도를 밑도는 상황을 지향한다고 합의하면서 만들어졌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