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4-01-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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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제22대 국회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 의원이 누가 될까.
현역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판사 출신 정치인 세 사람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빅매치 성사 가능성이 떠오른다.
▲ 내년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이 관심을 끌 지역구가 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7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 지역구는 이수진 민주당 의원과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간의 리턴매치가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두 사람 모두 현재 각 소속 정당에서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나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으로 정치신인인 이 의원보다 압도적 지명도를 자랑했지만 여당이었던 민주당에 유리하게 흐른 선거 구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10.6%포인트 차이로 이 의원에게 패배했다.
동작을은 공교롭게도 15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모두 여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이다. 나 전 의원은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동작을에 출마해 당선된 뒤 20대 총선에서도 허동준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된 국민의힘은 지역구 탈환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도 동작을 지역구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우세했다. 대선 때 동작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52.74%를 득표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42.75%)를 두 자릿수 가까이 앞섰다. 동작구청장 선거에서 동작을 지역의 투표결과도 국민의힘 소속인 현 박일하 구청장이 55.6%를 득표해 오영수 민주당 후보(39.36%)보다 높았다.
다만 나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앞서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동작을 지역구는 ‘험지’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나 전 의원은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총선을 앞둔 민심에 관한 질문에 “4년 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본다”며 “여당 지지 흐름이 야당 지지보다 더 낮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2023년 12월11일 신동아와 인터뷰에서는 “당이 원한다면 나는 언제나 희생하고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전통적으로 험지인 동작을에 출마하려는 것도 그러한 의지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조선일보가 공개한 국민의힘 총선 판세 분석 보고서에서 동작을은 '경합 우세' 지역으로 분류됐다. 여론조사 꽃이 2023년 10월1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수진 의원(36.0%)과 나경원 전 의원 (38.8%) 지지도는 오차범위 안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동작을 출마설이 제기돼 관심이 모인다. 추 전 장관의 원래 지역구는 서울 광진을이지만 21대 총선에 불출마하면서 현재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역구가 됐다.
박시영 전 민주당 혁신위원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추 전 장관이 국민의힘의 상징성 있는 인사와 붙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며 “이수진 의원으로 나 전 의원을 꺾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동작을 출마도 결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이수진 의원을 두고 “그분이 어떻게 했는지 국민들께서 다 알고 계실 것”이라며 “법안 발의나 예산 증액 현수막을 잔뜩 붙이는데 급해 보이긴 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로 나 전 의원이 나왔을 때 거물급 인사로서 윤 대통령과 가장 대척점에 있는 추 전 장관은 고려해볼 수 있는 카드로 여겨진다.
만일 추 전 장관이 동작을에 출마해 ‘나경원 대 추미애’ 대결이 성사된다면 서울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전 장관이 민주당 대표였을 때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지냈던 강희용 민주연구원 상근부원장이 동작을 지역위원장을 맡았던 점도 눈길을 끈다. 강 부원장은 지난 대선에선 추미애 후보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다만 강 부원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추 전 장관이 광진을에 출마할 의사가 없는 건 맞다”면서도 “추 전 장관의 동작을 출마설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기됐고 아직 출마지역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동작을 후보로 거론되는 세 사람 모두 판사 출신 여성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나 전 의원은 1963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부산지법, 인천지법,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거쳐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 특보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18, 19, 20대 총선에서 당선돼 4선 의원 고지에 올랐다.
나 전 의원은 2018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선출됐으며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윤석열 정부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러나 2023년 1월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와 관련해 논란을 빚다 부위원장 직에서 해임됐고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1969년생으로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 중앙지법, 남부지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2020년 수원지법 부장판사로 판사생활을 마무리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13호 영입인사로 민주당에 입당해 동작을에 전략공천됐다.
추 전 장관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5~1995년까지 춘천지법, 인천지법, 전주지법, 광주지법 판사로 일했다. 1995년 당시 정계에 복귀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 입문을 권유받아 입당했다.
5선 의원을 지낸 추 전 장관은 1996년 15, 16, 18, 19, 20대 총선에서 모두 서울 광진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 민주당 대표에 오른 뒤 얼마되지 않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해 탄핵정국을 이끌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내리는 등 갈등을 빚다 2020년 12월 사임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