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투자자들이 저금리를 피해 해외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해외부동산으로 투자된 공모·사모펀드 잔액은 8월 기준 16조8458억 원으로 2015년 말 11조2779억 원보다 49.4% 증가했다.
부동상 해외투자펀드가 처음 설정된 2006년 2333억 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7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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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
증권업계 관계자는 “2011년에 저금리가 시작되면서 해외부동산 투자금액이 증가하는 속도도 빨라지기 시작했다”며 “대형투자자들이 해외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금과 법인투자자 등 대형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는 8월에 해외부동산에 설정된 펀드잔액의 98%인 16조5605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형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6월 기준으로 17조6천억 원을 해외부동산에 투자했는데 2011년 6조3천억 원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국민연금은 전체 해외 대체투자에서 부동산의 비중도 50%대로 올라왔다.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2분기 기준 5조5천억 원으로 전체 국내 대체투자에서 25%를 차지하고 있는 점과 비교된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국내 법인투자자 가운데 해외부동산에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미국 페덱스물류센터와 베트남 랜드마크72빌딩 등 굵직한 해외부동산 6곳에 3조5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2006년에 상하이타워를 인수한 뒤 2013년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2015년 미국 하와이 빅아일랜드 특급호텔 등 해외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지금까지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금액만 매입가격 기준으로 6조5천억 원을 넘어선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와 저성장이 길어지면서 주식과 채권만으로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며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보장하고 공급과잉 상태인 국내보다 수익률이 높은 해외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