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늦어도 13일까지 사재 400억 원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한 600억 원은 집행이 지연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9일 조 회장이 한진해운 지원을 위해 내놓기로 한 사재 400억 원을 늦어도 13일까지 출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양호, 늦어도 13일까지 400억 한진해운에 내놓을 듯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 회장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진과 한진칼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한진 주식 82만2729주(6.87%)와 한진칼 주식 1054만344주(17.81%)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진그룹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한 600억 원 집행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당초 8일 대한항공 이사회를 소집해 롱비치터미널 등 해외터미널 지분과 대여금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이사회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어 9일 오전 다시 이사회를 열었지만 이 자리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진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의 담보 취득이 불확실하다는 점과 배임에 따른 법적 문제 때문에 먼저 담보를 취득하고 난 뒤 600억 원을 집행하자는 안을 고수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10일 3차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결론을 도출하기로 했다.

한진해운 선박 가운데 비정상적으로 운항 중인 선박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진해운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한진해운 선박 가운데 컨테이너선 78척, 벌크선 14척 등 모두 92척의 선박이 비정상적으로 운항하고 있다. 한진해운 전체 선박 141척의 65% 이상이다.

이 선박들은 용선료, 하역운반비, 장비임차료, 유류비 등의 체납문제로 입출항금지와 하역거부 등의 사태를 겪고 있다. 함부로 항만에 선박을 댔다가 억류를 당할 위험도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8월 말까지만 해도 운항 차질을 겪는 선박은 22척에 불과했는데 이번 주말을 넘기면 전체의 80% 정도가 운항 차질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1일부터 9일 오전 9시까지 ‘수출화물 물류애로 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신고 건수를 모두 258건으로 집계했다. 8일보다 신고 건수가 17.3% 늘어났고 신고 화물금액은 1억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