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전무가 7일 애플 아이폰7 출시행사에서 모바일게임 '슈퍼마리오 런'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애플> |
애플이 일본 닌텐도와 나이앤틱 등 글로벌 게임업체에 협력하며 ‘슈퍼마리오’와 애플워치용 ‘포켓몬고’ 등 인기게임 출시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은 강력한 콘텐츠 생태계 경쟁력을 앞세워 전 세계에 확보한 굳건한 사용자 기반으로 수익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애플은 닌텐도의 최고 인기 캐릭터 ‘슈퍼마리오’ 마저 애플 생태계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며 “모바일 콘텐츠의 발전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슈퍼마리오 시리즈 개발자인 미야모토 시게루 닌텐도 전무는 애플의 아이폰7 출시행사에 등장해 올해 안에 애플 앱스토어에 새 모바일게임 ‘슈퍼마리오 런’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닌텐도의 슈퍼마리오는 1985년 처음 발매돼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관련 게임 누적 판매량만 3억 장에 이르는 인기 캐릭터다. 사실상 지금의 닌텐도를 만든 주력상품으로 꼽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브라질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슈퍼마리오 캐릭터로 분장해 2020년 도쿄올림픽을 홍보했을 정도로 슈퍼마리오 캐릭터의 영향력은 크다.
모바일게임업체 나이앤틱은 닌텐도의 인기캐릭터 ‘포켓몬스터’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만든 게임 ‘포켓몬고’로 출시 2개월만에 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애플도 포켓몬고 앱 수수료만 1억2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슈퍼마리오 역시 포켓몬스터에 뒤지지 않는 글로벌 영향력을 자랑하는 캐릭터로 애플 앱스토어의 마리오 게임 출시가 제2의 ‘포켓몬고’ 열풍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닌텐도는 그동안 게임기기 사업에만 집중하다 실적부진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자 최근 모바일게임으로 지적재산권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포켓몬고의 성공으로 모바일게임사업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닌텐도가 애플 앱스토어에 마리오 게임 출시계획을 밝힌 뒤 미국증시에서 닌텐도의 주식예탁증서 가격은 하루만에 30% 가까이 뛰었다. 일본에서 닌텐도 주가는 8일 장이 열리자마자 18%까지 뛰어올랐다.
앱스토어에 출시되는 ‘슈퍼마리오 런’의 게임방식은 닌텐도가 자체 게임기기에 내놓는 주력게임과 방식이 비슷하다. 자칫 닌텐도의 게임기기 수요를 잠식해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런데도 닌텐도가 과감히 마리오 게임의 앱스토어 출시를 결정한 것은 애플이 스마트폰시장에서 확보한 강력한 생태계 경쟁력과 전 세계적인 사용자기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게루 전무는 “전 세계 사용자들이 마리오 게임을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애플 앱스토어 출시를 결정했다”며 “애플과 향후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아이폰 활성 사용자수는 7억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이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사용자들 역시 평균 소득수준이 높아 애플의 콘텐츠 구매성향이 적극적이다. 포켓몬고의 경우 애플에서 80%,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20% 정도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오 게임 포켓몬고와 마찬가지로 닌텐도와 애플에 모두 높은 수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포켓몬고 개발업체 나이앤틱과 협력해 스마트워치 ‘애플워치’용 포켓몬고 게임을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 나이앤틱의 애플워치용 '포켓몬고' 게임. |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의 교체수요가 점점 줄어들어 올해 아이폰 판매량이 처음으로 연간 감소세에 접어드는 등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사용자들의 이탈이 적어 글로벌 사용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통해 서비스와 콘텐츠에서 올리는 매출과 수익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애플이 강력한 콘텐츠 생태계 경쟁력과 사용자수를 앞세워 닌텐도와 같은 인기 콘텐츠업체에 협력을 확대하면서 콘텐츠 매출이 늘어날 경우 아이폰 판매량 감소의 타격을 만회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전문지 벤쳐비트는 “닌텐도와 애플의 모바일게임 협력은 두 회사 모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애플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닌텐도의 변화를 모두 상징하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