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제기한 영업정지에 대한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져 최악의 위기를 모면했다.
하지만 영업정지 관련 소송이 남아있는 데다 재승인 비리 관련 검찰수사도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
재판부는 “영업정지 처분으로 인해 롯데홈쇼핑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보이고 그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재승인 심사 때 서류를 허위로 제출했다며 롯데홈쇼핑에 대해 9월28일부터 6개월간 매일 황금시간대(오전·오후 8∼11시) 영업을 정지하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가 현실화할 경우 롯데홈쇼핑은 취급액이 55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집행정지 기간은 롯데홈쇼핑이 제기한 ‘업무정지처분 취소’ 소송의 판결선고가 난 이후 15일까지다. 본안소송에 들어가면 1심까지 최대 1년이 소요되고 2심으로 이어질 경우 5개월이 더 걸리기 때문에 롯데홈쇼핑은 최대 1년 이상의 시간을 번 셈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던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본안소송을 진행하면서 사실관계에 대한 소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우선 발등의 불은 껐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본안소송에서 패할 경우 영업정지 위기가 현실화하게 되는 데다 재승인 비리 등과 관련한 검찰수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 사장은 7월에 방송법위반 및 증거인멸교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되면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강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최근 롯데그룹 비리 수사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 사장도 언제 영장이 재청구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경영공백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롯데홈쇼핑이 다음 재승인을 기약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월 미래부로부터 5년의 유효기간이 아닌 3년으로 단축해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다. 따라서 2018년 4월 다시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회사에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다음 재승인을 장담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롯데홈쇼핑 직원들이 미리 살 길을 찾기 위해 이탈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재승인 관련 비리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롯데홈쇼핑 재승인을 취소해야 한다는 말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최근에 고객정보를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까지 드러나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해 다시 재승인을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