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정된 초안이 발표되고 난 뒤 회담장을 걷고 있는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합의문 초안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비판을 받았던 일부 문구가 개정됐다.
13일(현지시각)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파리협정에 따른 전지구적 이행점검 의장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화석연료로부터 에너지 전환을 추진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기존에 담겼던 “화석연료의 생산과 소비를 과학적 근거에 의거해 질서있는 방식으로 감축한다”는 문구는 삭제되고 “2050년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 2030년까지 당사국들은 질서 있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화석연료로부터 에너지 전환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새로 담은 것이다.
COP28에서 합의된 기후대책 실행을 언급하는 문구도 “행동을 취할 수 있다(could take action)”에서 “촉구한다(calls on)”으로 한층 강화됐다.
기존에 작성된 합의문 초안에는 이번 기후총회에서 주요 쟁점으로 지목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 표현이 빠졌다. 그러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100여 개국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COP28 합의문은 당사국 전원이 서명해야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 국가라도 반대 의견을 내면 무산된다.
결국 현지시각으로 12일 폐막이 예정됐던 COP28은 연장됐고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COP28 의장을 포함한 당사국 대표들이 긴급회담에 들어갔다.
현장에 참석한 당사국 관계자들은 이번 초안에 '단계적 퇴출' 표현은 여전히 빠져 있으나 COP28 의장실에서 공개한 이전 합의문과 비교하면 큰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부 장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이번 초안은 화석연료 관련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다”며 “완벽하지는 않아도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해줬다”고 말했다.
아스펜 바스 아이데 노르웨이 외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세계가 단결해 처음으로 화석연료로부터 에너지 전환을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수많은 외교적 노력과 대화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초안에 더 강력한 제안을 담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한 관계자들도 있었다.
리슈오 중국 기후허브 디렉터는 기자회견에서 “이틀 전에 공개된 초안과 비교하면 (이번 합의문이) 개선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이미 유출됐던 예상 합의문과 비교하면 약하다”고 평가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