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엔지니어링이 반도체업체와 패널업체의 투자확대에 따른 관련 장비의 공급증가로 하반기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대표적 벤처1세대인데 끊임없는 연구개발 투자로 주성엔지니어링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 주성엔지니어링, 역대 최대실적 기대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이 중국패널업체들의 LCD투자확대에 따라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패널업체 차이나스타(CSOT)가 최근 약 7조8천억 원을 들여 11세대 LCD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며 “LCD 전공정핵심장비인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PE-CVD)를 공급하는 주성엔지니어링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기술력으로 화려한 전성기 누려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장비, 패널장비 등을 생산하는데 2002년 LCD생산에 활용되는 플라즈마화학증착장비를 국산화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 등 국내패널업체는 물론 CPT(청화픽쳐튜브) 등 중화권패널업체들에게 LCD 관련 화학증착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매출 가운데 30% 이상을 중국, 대만 등 중화권업체들을 대상으로 올렸을 만큼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실적이 크게 늘고 있다.

주력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등에 관련 제품 공급을 확대하며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39억 원, 영업이익 173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556% 늘었다.

하반기 역시 SK하이닉스의 D램 미세공정과 3D낸드플래시 투자, LG디스플레이와 중국패널업체들의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대한 투자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는데 거기에 중국패널업체들의 대형LCD에 대한 투자확대까지 더해진 것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은 하반기에 반도체장비실적도 좋겠지만 패널장비가 실적증가를 주도할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2017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429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180%, 주성엔지니어링이 2010년 올렸던 역대 최고 영업이익 395억 원보다 9% 늘어나는 것이다.

◆ 황철주, 어려울 때 오히려 연구개발비용 늘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은 대표적 벤처1세대다.

1959년생으로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를 나온 뒤 네덜란드 반도체장비제조업체인 ASM의 한국자회사에서 반도체 관련한 일을 시작했다.

ASM이 한국에서 철수하자 1993년 반도체장비전문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을 세운 뒤 LCD, 올레드패널, 태양전지, LED 제조장비 등으로 사업분야를 넓히며 아무 것도 없던 벤처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을 기술력 하나로 키워냈다.

황 대표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벤처기업협회장으로 활동했고 현재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지금은 승승장구하지만 언제나 좋은 흐름을 탔던 것은 아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기술력으로 화려한 전성기 누려  
▲ 주성엔지니어링이 생산하는 패널제조장비 PE-CVD.
황 대표는 태양광사업의 미래를 밝게 전망하고 2007년 태양전지장비사업 등 에너지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세계경기침체에 따라 세계적으로 에너지사업이 위축됐고 잇따라 태양전지사업 수주가 취소되며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반도체업체와 패널업체들 역시 투자를 줄이면서 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순손실을 봤다. 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2010년 2만 원대에서 움직였는데 2014년 2천원 대까지 떨어졌다.

황 대표는 이 어려운 시기를 연구개발(R&D) 확대를 통한 기술경쟁력으로 극복했다.

황 대표는 주성엔지니어링이 순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를 줄이기커녕 오히려 늘렸다.

연구개발비용은 2010년 388억 원에서 2011년 519억 원을 거쳐 2012년 563억 원까지 늘었다. 2012년 연구개발비용은 전체매출의 73.3%에 이를 정도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화학증착(CVD)장비보다 반도체 미세공정에 유리한 원자층증착(ALD)장비 등의 개발에 성공했다.

반도체업계에서 미세공정에 대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원자층증착(ALD)장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 주성엔지니어링은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생산하는 올레드패널용 봉지층증착장비 역시 개발이 까다로워 세계에서 이 장비를 다루는 업체는 손가락에 꼽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 대표는 회사의 특허 가운데 상당수를 직접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본사는 경기도 광주 2만 평 규모의 부지 위에 10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는데 대부분을 연구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황 대표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1998년 벤처기업대상 과학기술부 장관상, 2005년 벤처기업대상 은탑산업훈장 등을 받았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05년 사재 50억 원을 출연해 ‘일운과학기술재단’을 설립한 뒤 매년 유능한 연구인력을 선발하여 장학금도 수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