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CJ그룹의 연말 임원인사가 다가오면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천 대표는 CJ그룹에 인수되기 이전인 천랩의 창업주다. CJ그룹에 인수된 이후 초대 대표로 CJ바이오사이언스를 이끌어온 데다 본격적으로 신약 후보물질들의 임상이 시작된 만큼 유임에 무게가 실린다.
▲ 2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신약 후보물질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다만 CJ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대표에서 물러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22일 CJ바이오사이언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천 대표의 임기는 2024년 3월29일로 올해 CJ그룹 임원인사에서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천 대표는 CJ제일제당이 천랩을 인수했던 2021년 10월 이후에도 대표 자리를 지키며 CJ바이오사이언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천 대표는 애초 천랩 시절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사업 확장을 이끈 인물이다.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그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뉴캐슬대학에서 세균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해양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천 대표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을 창업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들의 집합을 의미하는데 최근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이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각종 대사물질을 생성하는데 암, 자가면역질환,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CJ그룹 차원에서도 천 대표는 손꼽히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로 평가를 받고 있어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1월 미국 학술정보데이터 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애널리틱스에서 2021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연구자 6602명을 선정했는데 천 대표도 이 명단에 포함됐다.
더구나 2025년까지 CJ바이오사이언스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장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천 대표는 2022년 1월 열린 출범식에서 “2025년까지 후보물질 10건 기술수출 2건을 보유해 글로벌 넘버원 마이크로바이옴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특히 올해 3월 영국 신약개발기업 4D파마에서 11개 후보물질을 인수하면서 이미 15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해뒀다.
다만 오히려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새로운 대표가 선임될 수 있다는 시선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한국과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신약 후보물질 임상 1상에 들어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경구 투여 항암제 ‘CJRB-101’과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병용요법에 관한 임상1/2상뿐 아니라 단독요법인 CJRB-101에 대한 임상1/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물질은 비소세포폐암과 두경부편평세포암종 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 CJ바이오사이언스 최대 주주인 CJ제일제당. |
임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경영보다는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대표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CJRB-101 병용요볍의 임상을 승인받았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임상1상에서 최대 46명을, 임상2상에서 최대 12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뿐 아니라 CJ그룹에 인수된 이후 CJ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천 대표의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CJ제일제당에 인수되기 전인 2020년 매출 53억 원을 냈는데 인수된 이후인 2021년 44억 원, 2022년 41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라 영업손실 규모도 2021년 101억 원에서 2022년 332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물론 바이오기업 특성상 연구개발 및 임상에 들어가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CJ그룹 차원에서도 주력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부담이 될 수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