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의 포트폴리오 불균형 개선 작업이 하나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최고 순이익 달성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캐피탈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사업 확장 지원사격에 나선 가운데 안정적 사업 운영을 위해 박 사장이 연임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기업금융을 늘려 포트폴리오 불균형을 개선한 성과에 따라 하나캐피탈이 핵심 비은행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11월27일 자회사 하나캐피탈에 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시행한다.
하나캐피탈은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핵심자리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의 성장세를 제한했던 자본적정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나캐피탈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맏형’이던 하나증권이 부진을 겪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이미 든든한 효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
2023년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캐피탈의 연결 순이익은 1910억 원으로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하나증권은 143억 원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하나캐피탈은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기준으로 1위에 올랐다. 당시 하나증권(1260억 원)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순이익 2983억 원을 거뒀다.
하나캐피탈의 실적 성장은
박승오 하나캐피탈 사장이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힘입은 바 크다.
자동차금융에 치중된 사업구조 개선은 하나캐피탈의 과제로 꼽혔는데 박 사장이 취임한 뒤 진전을 보이면서 하나캐피탈의 실적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 하나캐피탈의 영업자산은 15조6천억 원으로 자동차금융 36.9%, 기업금융 43.6%, 투자금융 9.7%, 기타 9.8% 등으로 다각화되면서 기업금융 비중이 자동차금융 비중을 넘어섰다.
박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1년 말 하나캐피탈의 영업자산 비중은 자동차금융 41.4%, 기업금융 31.2%, 투자금융 9.5%, 기타 18.3% 등이었다.
다만 하나캐피탈은 가파른 성장세에 레버리지배율이 오르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지원이 절실했었는데 이를 해소하게 됐다는 점에서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천억 원 증자로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이 8.1배에서 7.5배로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버리지배율은 기업이 어느 정도 타인자본에 의존하고 있는가를 측정하기 위한 수치로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캐피탈에 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
금융당국이 2025년부터 규제 수준을 현재 9배에서 8배로 낮추기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본 확충 없이는 자산을 늘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려웠던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박 사장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 사장의 임기는 2024년 3월로 예상되는 다음 정기주주총회까지인데 11월 말 유상증자 시행 뒤 안정적 운용 등을 고려하면 최고경영자(CEO)를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하나캐피탈의 최대 순이익을 거두며 경영 능력은 이미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임 사장인 윤규선 전 하나캐피탈 대표이사 사장도 성과를 인정받아 3연임하며 하나캐피탈을 5년 동안 이끌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