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5개월여 만에 일본 기업과의 합작 계열사인 금호미쓰이화학으로 복귀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10월5일 박 명예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2일 공시했다.
박 명예회장의 대표 선임으로 온용현 전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사임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박 명예회장과 기존 이시모리 히로타카 부사장의 공동대표체제로 운영된다.
박 명예회장은 과거 10년 넘게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일해왔다. 박 명예회장의 합류는 공격적인 주력 제품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는 금호미쓰이화학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박 명예회장의 경영 복귀는 장남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의 ‘오너 3세’ 경영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박 명예회장은 5월1일 회장직에서 내려와 무보수로 명예회장을 맡은지 5개월여 만에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박 회장이 금호미쓰이화학 대표이사로 복귀한 데는 금호미쓰이화학의 강력한 요청이 배경에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두 회사 사이 협력관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중량감 있는 인사를 원했고 박 명예회장이 이 요구에 응한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명예회장은 30년 이상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두 석유화학 기업이 견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박 명예회장이 오래 지나지 않아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최근 적극적 투자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는 금호미쓰이화학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미쓰이화학은 5천억 원을 투자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여수공장의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41만 톤에서 내년 상반기 61만 톤까지 늘리는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1989년 금호석유화학과 일본 미쓰이화학이 50대 50으로 설립한 기업이다. 주력 제품인 MDI는 가구, 단열재, 자동차 내장재, 메모리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로 일상 생활부터 다양한 산업 영역까지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박 명예회장은 이미 2000~2001년과 2010~2021년 두 차례에 걸쳐 금호미쓰이화학 공동대표를 지낸 경험도 있다.
박 명예회장의 복귀는 금호석유화학 경영을 본격화한 박 사장을 측면지원하는 효과도 낼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금호미쓰이화학 성장은 금호석유화학 실적에 쏠쏠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해 기준 금호석유화학 지분법 이익 1178억 원 가운데 71.4%인 841억 원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3년(2020~2022년) 금호미쓰이화학은 개별기준으로 연 평균 2300억 이상의 영업이익,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단단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의 배당도 금호석유화학으로 흘러간다.